올여름은 유난히도
마른 장마로
목마르게 비를 기다려 보지만
장마가 다지나가도록
비다운 비를 한번도 내려 주지 않더니만
시원하게
퍼붓는 빗줄기가
내심 반가우면서도
사알짝 걱정되는 백두대간 6구간
당연히
우중산행을 준비해보며
만발의 준비를 해본다
나야
뭐!!!
워낙 우중산행을 많이 해보다 보니
그리 걱정은 되지 않지만....
일기예보를 보니
약 1m~4m 의 비올 확률 70%에 육박하며
바람의 불기가
장난이 아닌 9m/s ~최고 12m/s 예보를 보며
바람이 거셀 거라는 예상을 안고
만약 닭목령에 도착해
소낙비가 거세게 쏟아지면
오후 12시 이후에는 비소식이 없으니
차량에서 1시간정도 휴식하다가
올라가자는 제안을 해보며
닭목령에 도착하니
가느다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이다
그냥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모두들
차량에서 우중산행 준비를
단단히 한후
백두대간 6구간의 출발은 시작되어 지고
아!!
근데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 지더니만
온데 간데 없이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벌서 부터
불어대기 시작하는
바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다가온다
우리는 레인코트를 벗으며
목마름을 달래며
잠시 휴식한다
화란봉 오름길에도
어느새 정비 해놓았는지
나무테라스로
너무 정갈하게 정리 되어 있었다
나는
그래도
자연그대로의 흙길과 돌길을
밟는 기분이 더 좋은데...
오름길이 조금은 빡세지만
야간산행의 좋은 점이
그리 힘든줄 모르고 오를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것은 눈에
난이도가
보이지 않으니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 사람의
맘도 몸도 생각하기 나름인것 같다
그렇게
화란봉에 올라보니
화란봉에도
정상석으로 잘 정비되어 있었다
백두대간길을
찾는 이들이 많으니
여기저기 정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정상석이 무려 2개나 된다
근데 왜
그 백두대간길에 금지구역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은 또 뭘꼬???
화란봉 정상에서 다시 빽에서
백두대간길은
우측길로 이어진다
아!!!
정신없이
불어 제끼는 바람소리 덕분에
더 정신이 없다
여기저기 나무 부러지는 소리까지
합세하니
산속이 시끌벅쩍 하며
길가에 부러진
나뭇가지들로
또한 혼란스럽다
그런데
그 바람에
떨어진 잣을 발견한
황금송님
그냥 갈수 없다고
그 많은 잣을 줍기에 바쁘시다
초반부터
무거운 짐을 홀로 지고 가신다고 하기에
남자분들 잣을 대여섯개씩
나누어 담고서야
다시 출발이다
바람을 가르며
어슴프레한 일출은 시작되고
그래도
그 일출이 반가운 것은
비가 안올 징조이어서 일까???
석두봉
오르기전
전망대에서
바람에 휘청이며
한컷 담아 본다
아직은 구름에
비가 들어 있는 모습이다
석두봉 정상은 이름 그대로 두 쌍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며
동봉과 서봉으로 정상을 지키고 있는 바위에 올라서면
일대의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석두봉은 강원도 오지 중에서도 손꼽히는 오지에 위치한 탓으로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아 등산인들의 발길이 뜸하며
그러다보니 등산로가 수풀에 둘러싸여 원시림을 헤쳐나가는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며
석두봉은 산이 깊어 물이 맑고 수량 또한 풍부하다고
한다
농담삼아 머리가 좋은 사람은
나빠지는 곳이라고 했더니만
포비님과 또치님은
머리가 워낙 좋아서
나빠질일이 없다나..
ㅋㅋ
석두봉은
봉우리가 두개여서
석두봉 이었네
잘알려지지 않은 산이여서
그랬을까
많은 이들이 찾아 오라고
나무 테라스로 잘정비 해놓아서
수없는
나무계단을 내려서야 했다
난
그래도 자연 그대로가 좋은데
이곳 백두대간길은
꽤 쉬어 가기 좋게
나무 의자로 한껏 멋을 부려 놓은 곳이
무려 아홉 곳이나 된다
1쉼터에서 부터 9쉼터까지
그래서
우리들의 발걸음을 자꾸만 붙잡곤 하니
그냥 붙잡혀 주는 수밖에
정말 바람 소리한번
거쎄다
나무들을 금방이라도 꺽을듯한
기세로
심하게 흔들어 놓곤 하고 있었으나
그래도 하늘은
참 잘도 참아 준다
사랑나무라고
이름표를 달아 놓은
사랑나무다
모두들 사랑이 필요한가 보다
자!!!
사랑나무의
사랑의 기를
듬뿍 받읍시다요
서산댁언니와
천리향언니는
나뭇사이로 손내밀며
사랑의
기를 흡입중~~
잠깐 후두둑 빗방울 던지는 소리에
잠시 레인코트를 입었다
벗었다 하게
만들기도 하는 날씨 이지만
그렇게
닭목령에서 6시간 30분 만에
바람과 함께 삽당령에 도착이다
시계를 보니 아침 8시
배도 고프고
따끈한 국물이 땡기는 아침
삽당령에 할머니 포차가 딱 하나 있는데
빗방울 던지는 소리에
그안으로 들어서서
라면과 옥수수 막걸리를 주문하노라니
할머니
참 불친절함을 느낀다
그냥 좋게 말씀하시면 더 좋을텐데
그래도 손주인듯한 학생의
손길에 끓여낸 신라면의 국물맛은
밤새 지친 피로를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달달한 옥수수 막걸리 한잔에
3년 됐다던 묵은지 한점이 젖가락에 휘감겨
넘어가는
목넘김이
참 좋은 아침이다
따끈한 커피한잔으로
마무리를 한후
석병산을 향한
출발은 다시금
시작되어 지고
에공~~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라면발도 곤두 서는것 같고
노후된
나무 계단도
삐그덕~~
삽당령에서
10분도 째 안되는 빡센 오름길에
얼굴이 벌그레 하다
그 끝지점에
2년전에 달아놓은 나홀로산우회 시그널이
매달려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한컷 담아보고
석병산 가는 길은
산죽길로
전형적인 육산에
발에 닿는 느낌이
참 좋다
그속에
세차게
불어주는 바람에
정신이 없지만도
그 바람이
얼마나 고맙게 다가오던지
그렇게 두리봉에 도착하여
너랑나랑 둘이둘이
나랑 너랑 둘이둘이
그래서 두리봉인가???
그게 아니고
산의 형세가
두리뭉실하여 두리봉 이라고 한다네요
이곳에서
봇대님 직접 따서 담가서
가져온 솔잎차를
보온병에 따끈하게 담아 가지고 오셔서는
한잔씩 건네 주신다
그향기가 얼마나 진하던지
소나무를
통째로 먹어 버린 기분이다
석병산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야생화 들로 가득했다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는
말나리꽃
초롱초롱
방울소리 울려 퍼질것 같은
모싯대
모싯대의 색감도 예쁘지만
예쁜 만큼 꽃말도 좋다
꽃말은 "영원한 사랑" 이라고 한다
그대 영원한 사랑이 머물러 있기를 바라며
주홍빛의
나리꽃들만 보다가
핑크빛 나리꽃은 처음이라
굉장히 신기하게 바라 보았다
석병산
정상 주변에
여기저기 자태를 뽐내고 있었으니
그이름은
솔나리
희귀종으로 지정하며 보호하는 식물이며
꽃이 옆을 향해 피면서 솔잎처럼
가늘어 솔나리 라고 한다네
석병산 일월문이다
오늘 구간의 하이라이트
저 일월문으로 내려다 보이는
또다른
세상도 아름다운데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마치 우리들을
삼켜 버릴것 같아
오래도록 않아 있을수가 없다
그래도 좁은 일월문에
둘이 들어가
일월문을 가득 채워 본다
석병산 정상에
바위에 피어있는 꽃은 바위 채송화일까?
노랑꽃들로 가득했다
정상석 인증을 하기위해
천리향언니 서있다가
모자도 바람에
날아가고
그래도 의리의 된비알님
위험을 무릅쓰고
그 모자를 구해 왔다
다시 그 모자쓰고 인증샷 하려니
바람에 눈도 감기고....
저곳에 서 있기도
바람에 휘청거려 힘들었다
그래도
봇대님
작품사진 하나 만들어 주셨네요
늘 감사해요
바람과의
한바탕 전쟁을 치른후
우리는 다시 빽해서
좌측길로
근디 또치님 표정이
어찌 걸쩍찌근한 표정이네요
가는 도중에
잠시 하늘이 열리는 것 같아
마타리 꽃앞에서 한컷
정글숲을 헤치며
걷노라니 고병이제에 도착하고
900.2봉에서 바라본
잘려나간 자병산 자락
한라시멘트에서 석회석을 채취하느라
잘려나간 모습이란다
왠지 저런 산야를 보면
마음 한구석이 아려 온다
잘려나간 자병산 자락 우측 끝쪽으로
철탑이 보이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백복령
이곳에서
잠시 조망하며
간식타임
언제나 우리 팀을 위해
바나나를 준비해 오시는 또치님
바나나 들고 해맑게 웃으시는
표정이 참 좋다
이곳 까지 지고 오느라고
배낭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장거리 산행은
귤 무게 하나도 느껴진다는데....
이제는 배낭 무게를 줄이심이 더 좋은듯도 한데
하늘의 뭉게구름도
두둥실 흘러가는 900.2봉에서
백봉령을 내려다 보니
기분도 좋다
좀 특이 해서
한장 담아 보았는데
나중에 이름을 알아보니
큰제비고깔 이란다
때론
예쁜 꽃을 담아보고 싶은데
낡은 카메라 라서
예쁘게 안담아진다
앙!!
요럴땐
카메라 당장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인데...
그래도
요녀석은 그런데로
마음에 든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바라다 보며
늘 나의 발걸음은
위대하다
비도 비켜가는
운좋은 백두대간 3기팀
날씨는 언제나
우리 백두대간 3기팀을 향해 있는 것처럼
늘 고맙게 느껴진다
삽당령에서 7시간 만에
생계령에 도착이다
닭목령에서는 13시간이 지난것 같다
중간에 무릎통증을 호소 하시는 분이
계셔서
빨리 진행할수가 없다
900.2봉에서 생계령 가는 길은
뚝떨어져
굉장히 고도를 낮추어 가야 하는 길임으로
무릎 아픈 분들에게는
굉장히 힘든 구간 이었으리라
생계령에서
선두팀과 합류하며
또한 후미팀도 기다려 본다
된비알님
여기까지 애지중지
직접키웠다는 된비알님 농장표
대추 방울토마토를 꺼내 주신다
상큼한 토마토를 먹으며 휴식 하노라니
후미팀 도착 하는데
증상이 심상치 않다
두분은
도저히 진행을 못하시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하산을 결정 하지만
나의
생각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면
어떠한 아픔도 고통도 나를 지배할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한다
내가 못해 하고
단정을 지어 버리면
내몸은 어느새
못하는 쪽으로 기울어 버릴테니까
그래서 조심스러운 제안을 해보는데....
그렇게
우리는 결의를 다짐하며
다시 백복령을 향하여
모두 출발한다
동자꽃
꽃이름은 예쁜데
이름과 늘 안 어울리는 것 같아
유래를 한번 찾아 보았다
"겨울 채비를 위해 마을로 내려가신 스님은 볼 일을 다보고
산사로 돌아가려 했지만 눈이 쌓여 도저히 산을 오를 수가 없었다.
어쩔수 없이 스님은 눈이 녹기를 기다렸다가 허겁지겁 산사로 돌아왔는데
안타깝게도 스님이 내려가신 언덕을 바라보며 앉아 기다리던 동자승이
그대로 얼어 죽어 있었다.
스님은 동자승을 고이 묻어 주었는데 그 자리에서 식물이 돋아나
동자승의 얼굴처럼 동그랗고 발그레한 꽃을 피웠고 사람들이
이를 동자꽃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동자꽃이 더 아름다운 것은
어린 동자승의 애절한 기다림속에 사랑과 슬픔이 묻어나는
꽃이여서 그런가 보다
2년전에 백두대간 북진을 할때는
야간에 진행한 곳이라서
제대로 감상할수가 없었는데
남진으로 하다보니
또다른 세상을 볼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이곳 지형이 카르스트 지형이란다
다리의 통증이 너무 심한가 보다
가다가 진통제를 먹어 가면서
그 고통을 달래며
한발한발 힘들게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니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백두대간이 무엇이길래
저토록 아픔과 고통도 참아내며
걷고 있는 것일까???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했던
백봉령 가는길~~
저멀리에서 보이던
철탑이 바로 눈앞에 있다
이제 철탑이 보이니
얼마 안남았다고
너스레를 떨어본다
자!!
힘내라 힘
표지판이 안내하는 대로
걷다보니
약간은 이상한 느낌이 들지만
그대로 진행해본다
백봉령 들머리는
표지석 뒤로 나 있는 길인데
약간은 우회길로
온 셈이다
그러면 좀 어떠리
힘든 몸을 이끌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이곳까지 왔다는 것이
더 소중하고 중요한것을
저 만세의 느낌을 아십니까???
오늘도 나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승리의 신호임을..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모습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다
아름다운 노래언니.천리향언니,서산댁언니
언니들이 있어 참 소중하고 아름다운
산행길 이었답니다
백두대간이 주는 소중한 인연 이네요
생계령에서 백봉령 까지 2시간20분 걸린것 같다
오늘 산행은
후미기준으로
15시간 10여분 걸렸다
아픈몸을 이끌고
이곳 까지 완주하신 천리향언니
노래언니 정신력에 감동입니다
좀더 애틋한 정과
진한 감동이 가득했던
백두대간 6구간!!!!
정말 가슴 먹먹한
어떤하루를 보낸것 같네요
새로운 감동과 또다른 인생길을 나에게
보여 주었던 오늘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것 같네요
나는
오늘도 그렇게 험난한 산야속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나를 단련시킬수 있음에 감사하며
진정한 산꾼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해 봅니다
산행일시 : 2014.7.26(토)
산행구간 : 닭목령~화란봉~석두봉~삽당령~석병산~생계령~백봉령
산행거리 : 약 31km
산행시간 : 후미기준 15시간 10분
날 씨 : 흐림, 거센 바람
함께하신분 : 황금송님,된비알님,봇대님,올레님,또치님,천리향님,서산댁님,노래님,포비님,장미허브
일반참가자 : 난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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