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서니 산행의 고단함 보다는 금지구역이 많아 지다보니
그 곳을 통과하는 일이 커다란 벽으로 부딫히기 시작이다
선답자들도 수없이 걸었던 그길들이 왜그리 높게만 느껴지는 걸까???
좋은 생각을 모아 평일 산행을 결정하고 이번구간도 남진으로 결정하고
백두대간 22구간의 산행은 첩보작전을 하듯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작되어 진다
4시간 30분여를 달려오니 한계령에 도착이다
한계령은 설악산 산행의 가장 대표적인 들머리이며
영동과 영서의 분수령으로 백두대간의 설악산과 점봉산 사이의 안부로
인제와 양양을 연결하는 44번 국도가 지나는 곳이다
그리고 한계령은 추운계곡의 고개란 의미란다
추운계곡이 있어서 일까
뿌연하게 밀려드는 안개가 벌써부터 우리들의 시야를 혼미하게 한다
그래도 오늘의 멋진 산행을 기대하며 미소띈 얼굴로 인증샷~~
원래 백두대간 마루금은 한계령휴게소 앞봉 가리봉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넘어가 도로를 건너가 점봉산 방향으로 진입해야 하나
요즈음은 그쪽길로 진입하는 분들이 거의없어서
우리들도
한계령에서 오색쪽으로 44번 국도따라 진행하여
필레약수 갈림길에서 필레약수 쪽으로 조금만 진행하면
좌측으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다
출입금지 표지판 뒷쪽으로 철조망 사잇길로 점봉산의 오름길은 시작된다
우리는 그 철조망을 넘어 첫번째 감시초소를 만날수 있었는데
그 감시초소 유리창 앞에는 "지금은 순찰중" 이라는 문구만이 떡버티고 있었다
여유롭게 인증샷~~
안개로 자욱한 그곳은 한치앞이 안보이는 상황이다
그 어둠을 뚫고 20분 넘게 오르니
본격적인 암릉구간의 산행은 시작되어 지는데
바위에 물이 먹어 있어 상당히 미끄럽고 조심스러웠던 저 구간들~~
대원의 안전을 위하여 위에서 끌어주고
밑에서 받쳐주고 남자분들의 배려속에서 캄캄한 안개속의
암릉의 산행은 나름대로 묘미가 있다
어둠속에서 헤드렌턴의 불빛속에 빛을 발하는 물먹은 구상나무가
멋스럽게 다가온다
그렇게 흑암의 암릉길 산행은 계속되어 진다
무거운 마음으로 산에 올랐는데
암벽타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머리가 맑아져 오기 시작했다
난 역시 암릉과 밧줄타기가 제격인 모양이다
신나게 스릴속에 빠져 버릴 즈음에 지그재그 모양의 밧줄로 이어지는 하산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우
리
는
안개로 자욱하며,잡목으로 무성한 그어둠속에서 길잃은 양이 되어 버렸다
얼마나 내려섰을까????
참으로 난감하기 이를때가 없었다
더욱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것은 알바길에도 백두대간 시그널이 매달려 있다는 것
백두대간 시그널도 100%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파랑새님 길찾아 바닥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신다
백호님도 여기저기 길찾아 헤메이고 모두들
우왕좌왕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길이 도무지 안보인다
방향감각도 없다
안개비에 어느새 옷도 마음도 다 젖어 들기 시작이다
몸에 느끼는 한기가 우리들을 자꾸만 움추러 들게 하고 있었다
대장님께 전화를 하고 싶어도 현재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 몰라 전화조차 할수 없는 돌발의 상황이다~~
얼마나 헤메였을까??
모두들 대장님의 가르침을 생각해내고 길잃어 버린 싯점을 찾아
밧줄구간 끝지점을 향하여 다시 우리는 오르기 시작했다
그 끝지점에서 보니 직진방향이 아닌 좌측길로 길이 나있었는데
우리는 직진방향으로 한없이 내려섰던 것이었다
"산행에서 길을 잃어 버렸을 때는 반드시 잃어버린 곳으로 뒤돌아가서 그곳에서 부터
다시 찾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한다"
얼마나 반갑던지....
역시 대장님이 안계신 표시가 난다~~
대장님의 빈자리가 얼마나 커다랗게 다가오던지....
눈물난다~~~
아마도 시간상으로 2시간30분에서 3시간여 알바하지 않았다 싶다
그렇게 날은 서서히 밝아오고
점봉산을 향한 발걸음은 다시금 시작되어 졌다
모두를 알바의 휴유증으로 체력이 바닥이 났다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망대암산 밑에서 잠시 휴식하며 간식을 먹는데
빵이 목에 걸려 모두들 안넘어 간다고 한다
그래도 우격다짐으로 입속으로 밀어 넣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안개비가 끊임없이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에
체력소모가 엄청났던 고통의 밤을 함께 보낸 우리들은 이곳에 서서
환한 미소로 그 고난의 순간들을 날려 버렸다
와우!!!! 좋다
이곳까지 오는데 이정표 하나 없던 그길에
뎅그라니 서있는 망대암산의 표지판에 조금은 싫망했다
두개의 암봉으로 되어있으며
주전골에서 엽전을 위조하던 도적들이 망을 보던 곳이라 하여 망대암산이라고
불리운다고 한다고 한다
안개비에 젖은 몸이 추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점봉산을 향하여 다시금 발걸음은 시작된다
점봉산 오름길에는 물먹은 잡목들과
물먹은 야생화의 천국이었다
평상시에 보지 못하는 꽃들이 많았지만 제대로 감상할수가 없다
물먹은 잡목들을 헤치고 꾸준하게 올라야 하는 그길에
우리들의 몸은 어느새 물먹는 하마가 되어 버렸다
버리부터 발끝까지 질척한 느낌으로 벌써 부터 흥건하다
그렇게 점봉산에 도착이다
산행시작후 6시간 40분여 만에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점봉산에 도착했던 것이다
당당하게 V를 그리며 이곳까지 올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이 넘쳤던 점봉산....
둥글다는 뜻의 "덤붕"산이 한자화 되면서 점봉산으로 변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며
설악산은 화려하고 패기넘치는 남성적인 산이며
점봉산은 속 깊고 온화한 여성적인 산이라고 한다
또한 한반도 자생종 야생화의 20%가 이산에서 자란다고 하며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보전되어야 할 숲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아마도 천상의 화원일듯 싶다
그모습을 제대로 감상할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 가득품어 보지만...
우리들은 여기에서 또한번의 한기를 느끼며 우의를 입는다
그리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단목령 초소에 9시전에는 지나가야 하기에
발걸음이 바쁘다
그래도 특별한 나무가 있는 곳에서는
사진을 찍을수 있는 여유로움도 가져보며~~
단목령 3.2km 전임을 알리는 곳에서
한숨도 돌려보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걷다보니
저멀리 단목령 초소가 보인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
파랑새님 뒤에 우리들 숨어 있으라고 하고
먼저가서 동태를 살핀다
아무도 없다는 신호와 함께 우리는 그곳에 당당하게 섰다
단목령(박달령)에 서니 정말 짜릿하다
우리들이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 그토록 첩보작전을 펼쳤었는데
환호와 승리의 V를 다시금 그려보며 환하게 웃어본다
초소앞에서 영웅이 된것마냥 껄껄껄 웃었다
온몸에 해냈다는 전율로 가득해져 온다
오메 좋아라~~
파랑새님 스틱으로 단목령지킴터를 가르키며
나잡아 봐라~~ 메롱~~
잠시 아슬아슬 스릴을 즐기며 조침령을 향한 발걸음은 이어지는데
대간길은 내려온 방향에서 직진방향으로 이어진다
북암령 까지도 단속구간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지금부터는 숨조렸던 시간들을 벗어버리고 이제는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가지려는 환희의 미소들~~~
와우!! 정말 멋져부려~~
햇살하나 없는 조침령 가는 길에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조망이 없었다
계속된 안개비로 안개가 가득한 산야에는 더더욱 시야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즐거움은 그속에서 은은한 자태를 뽐내는 들꽃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랄까
물을 가득 머금고 있는 꽃이 얼마나 예쁘던지
물방울이 터지면서 뭔가를 연출할것 같은 분위기 였다
우측방향으로 저수지가 있는 모양이었다
저수지 출입금지 경고판에서
우린 저수지 안들어가요 하면서 화알짝~~
이쪽 대간길의 표지판의 특성은 참으로 얄미웠다
표지판에는 방향만을 표시해 주고 몇키로 남았는지는 도통 알수 없도록
안내하고 있었는데 조금은 답답했었다
단목령에서 3시간여 걸어온것 같다
감으로 조침령이 거의 와 가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할뿐이다
조침령 가기전에 쉬어가라고 멋진 쉼터가 있었다
잠시 쉬며
물에 젖은 장갑도 짜보고 우의도 벗어서 무게감도 줄여보며
간식을 먹어본다
그렇게 5분이나 지났을까 추위가 밀려와 더이상 않아 있을수가 없다
빠르게 다시 움직여야만 했다
쉼터 뒤쪽으로 군락으로 피어있는 꽃이 그래도 아름답게
다가왔다
쉼터에서 25분여 내려서니 조침령에 도착이다
단목령에서 4시간 10분여 만이다
새도 하루 자고 넘어야 할 만큼 높은고개 조침령이란다
조침령은 표지석이 두개나 되었다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서림리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를 연결하는 고개란다
조침령 표지석에서 남쪽으로 임도길 따라 걷다가
좌측 산길로 접어들어야 대간길로 이어진다
이곳부터는 어제 저녁부터 맞은 비로 인하여 추위에 떨다보니
지체할수가 없어서 부득히 선두와 후미로 나누어서 산행은 시작되어 졌다
들머리에 나무테크로 되어 있는 길은 나름 운치가 있었다
연두빛속에 연두빛 우의가 참으로 잘어울리는 백호님!!!
운치가 있는 그길에서 그냥 갈수 없잖아
멋지게 미소라도 한방 날려야지~~
오르막과 내리막의 적당한 조화로움과 함께 걷다보니
바람이 매우 세차게 불어 황소가 날아간다는 고개
쇠나드리고개(옛조침령)에 도착이다
황소가 날아간다는 세찬바람은 온데간데 없었다~~
다시금 된비알의 오름길은 시작되어 졌다
정말 힘들고 발걸음이 무거웠다
왜 자꾸만 뒤에서 누군가 나를 잡아 당기는 것만 같던지...
숨차게 오르니 안내표지판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표지판을 보니 허심빠졌다.....
도대체 앞으로 가야할길이 몇키로 남은 것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다
에이 뭐 나온다~~~
그래도 가야하기에 무거운 발걸음을 한발한발 내딛어 본다
가장 높은곳에 나홀로의 기상을 발휘하라고 시그널도 매달아 보며
너무 힘들고 힘들어서
그냥 웃겨보았다
백호님,꽃돼지언니 호탕하게 웃는다
그웃음이 청량제가 되어 다시금 발걸음이 가벼워 졌다
비맞으며 14시간여 걷다보니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다
온몸은 물먹은 스폰지 마냥 부풀어 있었다
그래도 우리몸이 신기한 것은
에너지가 바닥난것 같으면서도 어디에선가 다시금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
잠시 쉬면서 오늘의 무사완주를 기원하며 기도도 해본다네~~
조침령에서 4시간여 오르고 내리고 지치고 힘내고 어렵게 어렵게
연가리골샘터에 도착이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발걸음은 이어진다
연가리골샘터에서 50분여 걸어오니 이정표가 서있다
감으로
정말 이제는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얼굴에 화색이 돈다
조금만 견디자 물먹은 우리몸이여~~
아자아자 ~화~이~팅~
위엣 이정표에서 30분여 걸어오니
와우!! 오늘의 산행 끝지점 왕승골안부에 도착했다
이제는 접속구간인 내리막길만 남아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대장님께 도착했다는 메세지와 동태되기 일보직전이라는
문자를 즐거운 마음으로 띄운후
지난번 구간에 달아놓았던 힘차게 펄럭이고 있는 나홀로산우회 시그널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즐거운 하산길은 시작되어 진다
지난번 구간에 밤에 찾아 올라왔던 그길을
오늘은 그 기억들을 더듬으며 조심스레 하산하고 있었다
마지막 까지 정신을 가다듬고 드디어 왕승골에 도착이다
답답했던 우의를 벗어던져 버리고 인증샷이다
후미도 30분후에 도착이다
후미와 많이 차이날것 같았지만 30분여 밖에 차이가 나질 않았다
모두를 직장생활에 피곤함을 무릅쓰고 험난한 그길을 참으로 잘도 참고 걸어왔다
초반부터 알바로 인하여 체력소모가 컸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정신력으로 비와 맛서며 추위속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왔던 22구간의 산행!!!!
나중에 알고보니 지금 강원도 동해한 지역에는 저온현상 이란다
그래서 더욱 추위를 느꼈던 것은 아닐런지....
무더운 6월에 오돌오돌 떨며 손이시려워 동동거렸던 오늘의 산행~~
마치 작년 8월의 2구간 산행에 힘겨웠던 그날이 오늘인 것처럼 스쳐지나간다
대장님은 우리들을 어린아이 물가에 내놓은 아버지 같은
심정으로 산으로 올려 보냈다고 하신다
우리들은 아버지없는 빈자리가 얼마나 커다랗게 다가오던지....
그래도 그 험난했던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이곳에 설수 있음에
눈물나도록 기뻤다
많은 교훈으로 우리들과 함께 했던 22구간의 19시간들은 우리들의
삶에서 결단코 잊을수는 없을것 같다
비와 추위속에서 함께 고생하신 우리대원님들 너무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모두들 사랑합니다
기다려라 설악산 대청봉아.황철봉아 우리가 다음에 달려갈테니....
산행일시 : 2012.6.13 (수요일)
산행구간 : 한계령~점봉산~단목령~조침령~연가리골샘터~왕승골
산행거리 : 37.8km (접속거리 1.5km)
산행시간 : 선두 18시간30분, 후미 19시간
날 씨 : 안개와 그리고 비
함께하신분 : 날쎈호랭이님,백호님,꽃돼지님,들꽃님,파랑새님,장미허브
차량으로지원하시분 : 헐덕고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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