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의 지리산 화대종주를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덕유산종주 1박2일의 산행공지가 눈에 들어온다
마음은 가고자 하는 생각이 앞서지만
왠지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에 말을 꺼내기가 쉽지않다
자~ 그래도 용기를 내자
약간은 애교작전으로 여봉~~
나~~ 있잖아~~
1박2일 덕유산 종주산행 가도 돼용~~~~~
조금은 어이없는 표정이지만
흔쾌히 다녀오라는 남편의 말한마디가
어찌나 반갑고
좋던지~~
그렇게 나는 또 일상을 탈출하며
덕유산 종주의 부푼 꿈을 꾸워본다
나는 왜 산에만 가면 좋은지
좋은 그곳으로 오늘도 거침없이 달려간다
3시간여 달려오니
오늘의 시작지점인 육십령에 도착이다
작년 9월에 백두대간 4구간 진행때 밤에 오르던 그길들...
오늘은 과연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려는지
그렇게 우리들의 덕유산종주의 발걸음은 시작되어 진다
저멀리 할미봉이 눈에 들어온다
왠지 거칠게 카리스마 넘치게 보이는 할미봉의 봉우리가
자꾸만 나의 시선을 자극한다
환한 햇살이 가득내리는 그 오름길이 벌써 부터 좋다
날씨는 영상의 기온으로
옷이 한결 가벼워 졌다
몸도 마음도 가볍고 발걸음도 가볍다
조금의 오르막을 오르며
육십령에서 1시간 10분여 오름길을 오르니
할미봉 정상에 설수 있었다
할미봉에서 조망이 넘 아름답다고
하더니만
정말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남쪽으로 사알싹 운무에 가려진
지리산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지도를 펴고 공부하고 왔다고 했더니
할미봉에서 남쪽으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뭐냐는
헐덕고개님의 질문에 나는 왜 작아지는가......
야단맞았다 우리가 걸어온 백두대간길 깃대봉도 모르느냐구~~~
흐흐흐
이제부터 더 산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그래도 좋다
천리향언니의 미소가 천리쯤은 날아 갈것 같다
2주전에 다녀온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볼수 있음에
그래도 온몸은 짜릿하다
우리나라 두번째 높은 지리산에서 네번째 높은 덕유산을 바라보았는데
오늘은 덕유산 자락 할미봉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는 맛 또한 일품이다
할미봉에서 조망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북쪽방향으로는
우리가 가야할길인 서봉과 남덕유산이 우리를
온화한 눈빛으로 바라다 보는 것 같다
그 가야할길을 바라보며
하얀이 들어내며 환하게 웃어보는데
백호님은 이가 없으신가요??
이가 안보여요
사알짝 몸을 틀으니
지리산능선길은 희미하게 보이고
깃대봉 너머로 백운산이 눈에 가까이 들어온다
내가걸어온 백두대간의 발자취가 눈에 보이니
감회가 새롭다
그렇게 감상에 젖은채 한참이나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할미봉이라서 왠지 나약해 보일것 같은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느껴보며
인고의 세월로 끝까지 무엇인가를 지켜내는
우리어머니의 삶이 묻어나는 곳이랄까????
참으로 인상깊에 다가오는 할미봉을 뒤로하고
서봉을 향한 발걸음은 다시금 시작되어진다
서봉 가는 길에는 군데군데
로프구간으로 잠깐식 스릴을 느낄수
있는 구간도 있었다
녹다가 얼어 조금은 위험한 구간들도
있었지만
로프만 보면 신나는 나는 어쩔수 없다
그렇게 할미봉에서 20분여 걸어왔을까??
뒤돌아본 할미봉의 봉우리가 예사롭지가 않다
뾰족 봉우리들로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자태가
뭔가 강한 이미지로 나에게 전해져 왔다
앞으로 진행해야 할 방향에
서봉과 남덕유산의 부드러운 자태가 보인다
까리하군님의 표현을 빌려 서봉과 남덕유산의
라인이 까리님을 닮아 예쁜곳~~
그 예쁜 라인속으로 빠져 들어가 봅시다~`
할미봉에서 1시간 30분여 걸어오니
헬기장이 보인다
오늘의 첫 휴식시간이다
날씨가 얼마나 따뜻하던지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다
그런데
덕유산 자락 한켠에는 어느새
봄이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버들강아지가 보송보송 솜털을 벗으려
안간힘을 쓰는 흔적들이 역력하다
그것을 보신 헐덕고개님
조금이라도 도와 주시려고
버들강아지를 입으로 피우기 시작이다
아!! 애석하다
시간이 없어서
하얗게 피어나는 버들강아지를 촬영하지 못함을......
헐덕고개님이 버들강아지를
피우는 사이
백호님은 변신했다
노랑나비로 ~~
그렇게 휴식을 뒤로하고
서봉오름길은 이어지는데
파아란 하늘빛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이제는 좀더 가까이에
서봉과 남덕유산이 보인다
손을 뻣으면 닿을듯 말듯한 거리~~
우리의 머리가 서봉과 남덕유산의 능선을 넘어섰다
그냥 말하지 않아도 좋은 기분이
온몸을 휘감는 그곳~~
그곳에 서있음이
행복인것을~~~
오늘 덕유산 종주를 하며 가장 기대하며
커다란 설레임으로 첫도전을 시도한
천리향언니~
어찌나 행복해 하던지~~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덕유산 자락은
발밑은 분명 겨울이건만
따사로이 내리쬐는 태양빛은
완연한 봄의 길목에 서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그 봄의 기운을 만끽하며
작은 암릉의 서봉 오름길은 그런대로
즐기기에 충분했다
파랑새님 암릉오르는 모습 리얼하게 포착되셨네요
천리향 언니 사알짝 숨돌리시고
힘내라 힘~~
할미봉에서 3시간 30분여 오르고 또올라서야
오늘의 두번째 봉우리
서봉(1,492m)을 만날수 있었다
늘 정상에 서면 기분은 날아갈듯 좋다
하나의 산을 넘어 또하나의 산을 넘을수 있는
즐거움 이랄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온몸을 더욱 상쾌하게 한다
잠시 숨을 돌리고 우리는
다시 남덕유산을 향하여 출발은 시작되고
잠시 돌아서서
걸어온 길을 바라보며
잠시 감상에 젖어본다
늘 느끼는 거지만 사람의 한발자욱 한발자욱의
힘이 얼마다 위대한 것을.....
오늘의 세번째 봉우리
남덕유산(1,507m)을 밟고 있었다
황석산,거망산,금원산,기백산이 조망 되는곳~~
나의 머리쪽으로 기받으라고
기백산과 금원산이 서있다
헐덕고개님 열심히 설명해 주시는데
담에 황석산,거망산,금원산,기백산을 한꺼번에
탄다고 하니 모두들 꼭 도전해보시기를....
우리가 가야할 삿갓봉이 보인다
파랑새님 웃는 모습이 넘 귀엽네요
그렇게 남덕유산에서 1시간40분여
걸어오니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삿갓봉(1,418.6m)을
만날수 있었다
덕유산을 맘껏 즐기며 느끼며 7시간30분
동안이나
웃으며 걷다보니 오늘밤
우리가 쉬어가야 할곳인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이다
잠시 짐을 정리한후 숙소를 배정받은 다음
우리들은 취사장으로 향했다
모두들 배가 고픈 터이라
노릇노릇 구운 삽겹살로 요기를 한후
깜짝이벤트를 시작하는데.....
이틀후가 헐덕고개님 쉰일곱번째 생신이다
천리향 언니와 무얼 해드릴까 고민끝에
천리향 언니는 고깔모자와 샴페인을
나는 작은 케익을 준비해
그 케익이 형태를 유지하도록 애를쓰며
대피소까지 애지중지 메고 왔었다
고깔모자를 씌워드리기 위해
싫다고 도망다니시는 헐덕고개님과
옥신각신 씨름 끝에 간신히 씌워드렸었다
고깔모자쓴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그렇게 대피소에서의 생일파티는 시작되는데...
대피소에서 특별한 파티라서 그런지 더 재미있고
신나고 즐겁고 그랬었다
생일축하 노래와 더불어
샴페인의 폭발음 소리
그리고
폭죽의 신호탄 소리와 함께
즐거운 파티는 무르 익었다
어쩜 이번 덕유산 종주의 하이라이트가 아닐런지
헐덕고개님 즐거우셨죠??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넘 보기 좋았답니다
늘 건강하셔서
서산 산꾼의 등불이 되어 주시길 바래봅니다
다시한번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삿갓재대피소의 취사장 풍경도
장장 4시간여 웃으며 먹다보니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헐덕고개님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손수 밥과 찌개를 준비해놓고
우리들을 부르신다
손하나 까닥 안하고 먹는 밥맛도 꽤나 맛나다
그렇게 든든하게 아침밥을 먹고
커피한잔으로 마무리 하고 나니
어느새 일출은 시작되어 지고 있었다
그 일출과 더불어
삿갓재 대피소를 떠나왔다
덕유산 자락의 새벽공기가 차갑게 다가올꺼라는
예상을 깨고 너무도 포근하게 다가오는 아침 풍경이었다
이른 아침인데도
우리들은 겉옷하나 걸치지 않고 산행을 시작했다
무룡산 오름길이 조금은 벅차게 다가오지만
상큼한 공기가 주는 신선함 때문이랄까
폐속깊이 느껴지는 산공기가 내몸을
정화 시키고 있었다
오늘도 역시 환한 햇살가득히
우리들의 발걸음을 축복해준다
눈으로 덮여있는 서봉과 남덕유산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다가온다
산위에 쌓여 있는 눈이 달리보면
구름속에 떠 있는 모습 같아 보인다
마음만은 구름속에 둥둥 떠다니며
그렇게 덕유산 구석구석을 날아 다니고 있었다
삿갓재대피소에서 무룡산까지
1시간여의 오름길은 조금은 벅차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발걸음은 시작되어 진다
조금은 특이하게 삶을 살아가는 나뭇사이를
지나 걷다보니
동엽령에 도착이다
울 천리향언니 너무 신나셔서
영화촬영 들어 갔다
마치 덕유산을 다 가진 듯한 포즈와
표정 넘 좋네요
종주내내 행복한 표정 넘 보기 좋았답니다
그렇게 영화촬영을 끝내고
마지막 봉우리 향적봉을 향한 발걸음은
다시금 시작되어 졌다
향적봉 오르기전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며~~
능선들 사이로 쌓여 있는 눈이
나름 멋스럽게 다가온다
늘 뒤돌아 보면 그저 아아!! 소리만이.....
이제 시간은 흘러
어느덧 덕유산 종주의 끝자락이 보이는 듯하다
벌서부터 서서히 아쉬움이
밀려오기 시작하는데.....
1박2일이 왜그리 짧은 건지...
그래서 추억 하나 더 만들었다
헐덕고개님 사진 찍다가 눈밭에 넘어지셨다
그것을 놓칠세라
제가 눈밭으로 밀어 넣다가
물귀신 작전으로 나도 함께 넘어지는
장면이다
향적봉 오름길에 한바탕 신나게
웃을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웃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향적봉 대피소가 보인다
이곳은 평일인데도 꽤나 산객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우리들도 이곳에서 덕유산종주의 마지막 식사인 점심을
떡라면으로 준비하고 계시는 동안
옆테이블에서는 누구의 생일을 축하하려는 듯
생일파티가 준비되어 지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것이 어제 사용했던
고깔모자 였다
고깔모자를 빌려 드릴까요
여쭈어 보니
좋다고 하신다
그러면 캔맥주 한캔주셔야 합니다
했더니만
흔쾌히 주신다
우리는 고깔모자 빌려주고
향적봉 대피소에서 맥주도 얻어 먹을수
있는 행운까지~~~
어찌나 꿀맛이던지.....
그렇게 즐거움 가득한 점심을 먹고
덕유산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 향적봉(1,614m)
에 올랐다
걸어온 길들을 되돌아 보며
1박2일의 여정을 서서히 마무리 해본다
하산길에 어찌그리
겨울살이가 많던지..
마음은 겨우살이 한움쿰 따오고 싶었지만
국립공원인지라서....
그렇게 백련사에 도착하고
산꾼들이면 누구나 지루해 하는
끝없는 시멘트길을 걸어야만 하는 그길속에서도
어느새 무주구천동 계곡에도
봄이 성큼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우린 그길이 지루해
질주를 시작했다
천리향 언니와 5.5km를 속보로 걸어보았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걷노라니
어느새 삼공리 주차장에 도착해 있었다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은채......
마지막 5.5km의 질주는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향적봉에서 삼공리 주차장까지 8.3km 를 채 2시간이
안되어 내려왔다니
상당히 빠른 걸음은 걸음이었나 보다
그렇게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며
1박2일의 덕유산 종주 31.8km는
총15시간이라는 시간속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받으며 막을 내리운다
이틀 동안 날씨가 넘 좋아
따뜻한 봄날에 봄 소풍 온것 마냥
즐겁고 행복하고 너무도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며
덕유산의 매력속에 푹빠져 버렸었다
아!!!! 오늘도 나는 넘 행복하다
함께 동행하며, 함께 나누며, 함께 느끼며
함께 행복해, 할수 있는 분들이 계심에....
함께 하셨던 헐덕고개님,백호님,천리향언니,파랑새님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산행일시 : 2012.2.27~28 (수,목)
산행구간 : 육십령~할미봉~서봉~남덕유산~삿갓봉~삿갓재대피소
~무룡산~백암봉~중봉~향적봉~백련사~삼공리주차장
산행거리 : 31.8km
산행시간 : 15시간
날 씨 : 27.28 모두 맑음
함께하시분 : 헐덕고개님,백호님,천리향님,파랑새님,장미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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