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한장을 뜯어 내보며
어느새 한해의 끝자락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실감해본다
그래도 아직은 두장 이라서 덜 외롭게 느껴지지만....
그렇게 11월을 맞이하며 백두대간 7구간을 기다려본다
가을의 막바지에서 어쩌면 바바리 옷깃을 세우며 쌀쌀한 기운에
손끝이 시려야 정상일텐데 어찌된것이 여름 보다도 더덥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주말에는 비예보가 있다
또 우중산행을 대비해본다
이제는 자연스럽다
무엇을 준비 해야할지 익숙 해졌기 때문에....
출발 싯점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이다
그렇게 비와 함께 백두대간 7구간은 시작길에 올라선다
빗줄기가 굵어진다
차창으로 내리는 빗방울이 정겹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것들을 추억하노라니
어느새
작점고개에 도착이다
오늘의 산행을 다짐하며 인증샷~~
길가를 가득메우며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북이 쌓여진 낙엽들!!!
잎과 이별한 나무들은 어느새 겨울을 향했다~~
생각 했던것보다 다행히 길은 덜 미끄럽다
메말라서 인지 빗줄기를 땅이 모두 흡수 해버렸나 보다
용문산을 향하여 간다
굉장히 추울줄만 알았는데...
그렇게 시원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가르며 1시간45분만에 용문산(708.5m)에 도착이다
용문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다 보니
우측으로 불빛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도원이라는 용문산 기도원 인가 보다
오늘의 안전한 산행을 위하여 잠깐이나마 기도해본다
용문산에서 1시간여 오르니 국수봉(795m) 이다
이름이 국수봉 이어서 인지
황도바지락 국물에 따끈하게 말은 잔치국수가 생각나는 곳이다
빗줄기가 거칠어 진다
잠깐의 휴식과 더불어 간식을 먹으라고 하는데
귀찮다, 야간산행시는 물을 잘안먹는데 갈증이 인다
냉수 한모금이 타오르는 목줄기를 시원하게 해준다
국수봉에서 1시간50분 여를 걸어오니
큰재에 도착이다
첫 번재 지원을 받을수 있는곳
우리들을 태운 노오란차가 서있다
어느새 옷은 빗물과 땀으로 묵직해졌다~`
이곳에서 옷을 갈아 입어본다
잠깐이나마 느낌이 좋다
그렇게 윗왕실재에 도착이다 작점고개에서 7시간 30분여 만이다
다행히 서서히 비는 그쳐가고 있었다
야생동물 통로가 있는 이곳에서 우리들은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
백학산을 향한다
백학산(615m) !!!! 오늘의 최고봉인줄 알았는데
국수봉 보다 낮다
개머리재 가는 길에 인삼밭을 지나고
저 땅속에 인삼이 숨어있을까???
저멀리 과수원이 보인다
아직도 대롱대롱 매달린 붉은 빛의 사과들!!
먹음직 스럽다
그냥 침만 꿀꺽 삼켜본다
그렇게 지기재를 향하여 간다
지기개를 가노라니 낙엽송들이 즐비하다
계절을 실감이라도 하듯 황금색으로 변해 길을 가득 메운 낙엽송이 우리들의 길에 비단길을 깔아 주었다
백학산에서 2시간40분여 만에 지기재에 도착이다
산행시작후 12시간 40분이 지나가고 있는 싯점이다
저멀리 노오란 차가 우리들을 반긴다
나홀로 백호님이 준비한 쭈꾸미와 막걸리로 피로한 심신을 달래본다
그런데 이상하다
쭈꾸미에 머리가 없다
기형인가??
머리가 없는 쭈꾸미면 어떠리~~
나홀로백호님이 준비해온 쭈꾸미와 막걸리맛은 최고였다~~
그 힘으로 신의터재를 가뿐하게 올라야지
잠깐의 휴식을 뒤로하고
신의터재를 향하여 간다
신의터재를 가다보니 백두대간 무사완주를 기원하는 팻말이 있다
대간꾼들이 쉴수 있는 공간과 허기진 배를 채우라고 알리는 안내판
진부령까지 무사완주를 기원하는 글귀가 예뻐 인증샷!!
다행이 날씨는 앞으로도 비는 내릴것 같지 않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오늘의 구간이 백두대간중 가장 쉬운코스라고 하던데
왜그리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산의 고도는 매우 낮은데.....
엄청난 땀방울들이 나를 장악해 버렸다
계절은 선선한 늦가을 약간은 쌀쌀해야 정상인데
숨이 막일 정도로 덥게 느껴짐은....
지기재에서 1시간 40분을 걸어오니 신의터재에 도착이다
신의터재를 알리는 알림석이 멋드러지게 서있다
이곳에서 젖은 옷과 양말과 등산화등을 갈아 입고 신는다
느낌이 넘좋아~~
꽃돼지 언니가 잘익은 홍시를 준비해 우리들에게 준다
어찌나 맛있던지
홍시 먹은 힘을 발휘해 나머지 구간을 힘차게 걸어가야지~~
사람 구경조차 할수 없는 이길이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음에 감사할 밖에..
그런데 무지개산 오르는 길목에
우리들에게 자연도 조금은 미안했는지
빛바랜 억새의 향연을 선물해준다
어려움은 어디로 사라지고 마냥 신이 났다
언니들의 환한 미소를 보시라~~
남자분들 김치~` 웃는 연습을 시켜드려야 하나??
날쎈호랭이님의 미소는 역시 백만불 짜리~~~
이제는 억새도 마지막 인냥 하이얀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고한다
무지개산 갈림길 표지판에서~~
무지개산은 뒤쪽으로 오르면 되는데
벌써 5시를 넘어서고 있으며 훤할때 한걸음 이라도 더 가야하기에
이곳에서 야간산행을 대비한후
시간을 지체할수 없어 그냥 좌측길로 윤지미산을 향하여 gogo~~
윤지미산에(산행시작후 15시간 40분 소요됨) 도착하니 어느새 산속은 어둠으로 점령해 버렸다
시간은 저녁7시가 채 안되어 가지만
산속이라서 그런가 더 캄캄하다
오늘의 끝지점인 화령재가 너무도 보고 싶다
언제쯤이면 오늘의 산행이 끝이 날까??
그런데 윤지미산에서 화령재를 향하는 길은 너무도 험난하다
고난이도의 급경사 내리막 길의 연속이다
나무 사이사이 밧줄을 연결해 놓았지만 굉장히 가파르다
체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부상을 일으킬수 있는 위험한 구간 이었던것 같다
혹시 상주시와 산림청에서 이글을 보신다면
계단이 필요한 곳이 이곳임을 기억해 주시고
나무계단을 설치해 주신다면 대한민국에 백두대간하시는 분들이
조금은 안전하게 산행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구간이다
저멀리에서 차량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청원~상주간 고속국도가 야경에 아름답다
고속국도 지하도가 아닌
고속국도 위쪽으로 지나서 가야만 화령재에 도착할수 있었다
드디어 끝이 보인다~
우리의 삶이 이렇게 고단한 걸까???
오르고 내려가고 오르고 또오르고 걷고 또걷고 정말 힘들었다~~
왜 이런 고생을 자초하는 걸까????
우리의 인생이 이렇게 굴곡의 연속일까??
산을 걷는 것이 인생을 걷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하더니만
인생길이 오늘 같으면 탈출구를 찾아 떠날지도 모르겠다.
온몸이 부서져라 백두대간 7구간에 쏟아 부었다
그래서 그런지 몸이 탈진 상태다
가장쉬운 구간을 가장 어렵게 산행을 하게 된 이유는 또다른 산행을 대비하기 위함이었을까???
행운의 숫자 "7"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백두대간의 길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깨닫게 했던것 같다
44.3km(백십리)의 길을 19시간 동안 하염없이 걸으며 그래도 마지막 지점 화령재에 서서
웃을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모두들 힘들어 하며 잘도 참고 견디고 자신을 이기고 함께 끝지점에 설수 있어 기쁘다
예기치 못한 허리통증으로 중도에서 접어야만 했던 바람언덕님과 끝까지 함께 설수 없었음이
아쉬움과 서운함으로 가득하지만
다시 몸을 다스리고 대간길을 함께 걸어가야할 바람언덕님 이시기에 힘찬 응원을 보내드린다
나홀로 백두대간 1기팀 7구간 산행 모두모두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모두들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 다음 구간에 속세를 떠나는 속리산에서 만나요 ~~
산행날짜 : 2011.11.5 (토요일)
산행구간 : 작점고개~용문산~국수봉~큰재~회룡재~윗왕실재~백학산~개머리재~지기재~신의터재~윤지미산~화령재
산행시간 : 19시간
날 씨 : 새벽에 비온뒤 아침에 흐렸다가 오후에 맑음
산행거리 : 44.3km
함께 하신분 : 헐덕고개님,바람언덕님,날쎈호랭이님,나홀로백호님,꽃돼지님,들꽃님,파랑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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