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소백산 산행(2011.1.8)

장미허브@ 2011. 1. 10. 15:16

왠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것 같아 딸아이 보고 4시50분에 알람을 맞추어 달라 부탁했다

당연히 알람이 등록 됐기에 이제야 저제야 알람이 울리기만 기다리다

시간을 보니 어머나 우짠일여

5시40분이 막 지나서고 있다...

6시에 출발인데  허둥지둥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질만 하고

옷을 후닥 입고 갈 채비를 한다

고맙게도 남편이 따뜻한 물을 보온병에 담아준다

그걸 들고 막 달음질쳐 버스가 있는 곳으로 도착이다

휴 다행이 버스에 올라 탈수가 있다..

나름대로 첫상고대를 대면하기 위해 소백산 산행을 무자게 기다렸는데....

어둠을 가르고 목적지를 향하여 버스가 움직인다...

충북 단양군 가곡면과 경상북도 영주시 봉화군에 걸쳐있는 소백산 (1439m)

눈을 이고 있어 소백산이라 한다

4시간여만에 우리의 목적지인 삼가주자창에 도착이다

차량두대로 70여명이 함께 하는 산행이다

몸을 풀어보며 산행할 차비에 여념이 없다

근데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햐얗게 눈꽃이 피어있을 나무들을 상상했는데

온데 간데 없이썰렁한 나무가지만이 나를 반긴다...

뭔가 모르게 서운함이 밀려온다....

그래도 산에는 눈이 쌓여 있지만

정상에 가면 상고대가 피어 있으려나???

어느새 머리에는 땀으로 인한 고드름이 주렁주렁

내머리에 상고대가 피어나고 있다...

3시간여만에 정상에 도착이다

조금은 시시하고 실망감이 나를 감싸는 산행이다

그런데 이것이 왠일일까

비로봉(1439m)정상에 올라서자 마자

숨조차 쉴수가 없다

소백산칼바람 이란 것이 이런걸까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이 나의 정신을 혼미케 한다

장갑을  낄수조차 없다..

산악대장님!!!!  나는 안날아 갈거라 했다지만

내몸도 바람에 휘날려 다리가 휘청거린다

중심을 잡을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러기를 10여분 어떻게 지나쳐 왔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것은 손끝이 시린것이었다

두꺼운 장갑을 준비했는데도 손이 엄청나게 시려온다

그러한 극한 상황도 견뎌내는 인간의 힘이란 참으로 위대하다

그래도 엄청난 위력의 자연앞에 위축되는 우리들!!!

그러한 바람을 뚫고 그곳을 지나니 언제 바람이 불었냐고 나를 약올린다...

상고대고 없었고 눈꽃도 없었고...  바람마저 없었으면 소백산에 대해 무척 싫망했을 터인데...

그나마도 엄청났던 바람을 맞아 나름대로 위로가 되는 산행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일까  정상까지 나름대로 정비가 잘되어 있었다

어의곡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그래도 멋진 설경들이 나를 반긴다..

쌓였던 눈이 흩날려 눈이 내리는것 같아 나름대로 기분이 좋다

운무로 인해 조망조차 볼수 없었던 소백산 산행~~~

그냥 나는 바람맞고 왔노라고 할수 밖에는.....(11.5km 5시간 산행)

좋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고 행복한 대화를 통해

또하나의 추억이 나에 삶에 기쁨이 되어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