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밖에는 추적추적 봄비가 내린다
이봄비가 그치면 산야와 들녘은 한결 생동감으로 넘실거리 겠지
창밖에 스치는 빗방울이 나름 정겹게 다가온다
흐릿한 날씨 마저도
즐거운 나의 마음을 어쩌지는 못한다주변에서 비오는데 백두대간 가냐는 걱정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도 그 걱정의 소리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비오면 어떠며 눈이 오면 어떻고 바람이 불면 어떠하리
나는 백두대간을 하면서 날씨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는다
화창한 날씨에 시원하게 조망할수 있다면야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세상사 모든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법
상황을 즐길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그래서 오늘은 봄비와 함께 떠나는 운치있는 백두대간 16구간의 길에
또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 힘차게 들어서 본다
야생화가 가득하다는 화방재
꽃의 천국이라 예로부터 꽃방석 고개라는 의미라는데...
꽃피는 계절에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하겠네
우리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봄비 맞으며 오늘의 멋진 산행을 다짐하며 인증샷!!!!
아이쿠~~
엄마야~
윽~~
아버지~
이소리를 아십니까???
지금 어둠으로 점령당한 수리봉 오름길에는
나도 모르게 나오는 비명아닌 신음 소리가 산야를 울리고 있다
뒤돌아 보지 않아도
캄캄해 아무것도 안보여도
누구 누구가 눈길속에서 빠져서 신음하고 있는지 느낄수 있다
빠진것을 들키지 않으려 입을 다물어도
나도 모르게 나오는 신음 소리들!!!!
그소리와 함께 초반부터 시작되는 수리봉의 가파른 오름길은 벅차게 다가온다
35분여 빠지는 눈길을 걷다보니 수리봉에 도착이다
우리들의 어려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의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빗방울이 정겨운 수리봉 정상이다~~
잠시 가뿐 숨을 쉬어 본다
수리봉에서 1시간 10분여 걸어오니 만항재에 도착이다
만항재(1,330m) 강원도 정선,영월,태백 세고장이 만나는 지점이며.
우리나라 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고갯길이다
만항재에서 군사시설물 울타리 따라 우측길을 돌아 내려오다 보면 함백산 가는 표지판이 서있다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길로 등산로로 이어진다
이쪽길은 함백산을 오르는 산객들이 많아서 인지
눈길이 많이 다져져서 길은 조금 미끄러워도 한결 수월하다
함백산 오름길에 볼수 있는 풍경이다
빙화가 피어 있는 줄 잠깐 착각하게 만드는 봄이 오는 길목~~~
사방에는 온통 눈으로 덮여 있어도
봄은 그렇게 북녘에도 성큼 다가와 있었다
만항재에서 1시간30분여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다 보니 함백산에 도착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섯번째로 높은산!!!
운무로 가득한 함백산 (1,572.9m) 정상이다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정암사를 품고 있는 산
조망이 일품일 텐데
조망은 간데 없고
강한 바람많이 우리를 맞이 해 준다
1,572.9m 의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고산으로 느껴지지 않음은 무얼까??
정상까지 도로가 나 있음이어서 일까???
정상에서 조금 내리막길을 내려서면 주목나무의 군락지이다
날씨가 조금만 추웠더라면
멋진 상고대로 환상이었을 텐데....
앙상한 고사목이 나름대로 자태를 뽐내며
지난번 눈의 무게에 힘없이 널부러진 나뭇가지들이 가득한 주목나무 군락지를 내려서 가고 있다
두문동재가 5.5 km 더 가야함을 알리는 표지판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중함백산 정상에 도착이다
함백산에서 40분여 걸어 온것 같다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비닐로 감싼 장갑이 멋진 패션이 되어 버렸다
어느새 시야도 밝아지고 우리들의 표정도 밝아 졌다
비도 서서히 그쳐가고..
중함백산에서 1시간 20분여 걸어오니 은대봉에 도착이다
우리는 빈약한 정상석에 너털 웃음을 지었다
그냥 번쩍 들어 올려도 될것 같은 정상석~~
그 키높이에 맞추려고 쭈구려 않기를 실시한다
그래도 즐거움은 함께 가는 이들이 있기에...
강원도 정선시와 태백시의 경계에 있는 산 은대봉~~~
두문동재를 사이에 두고 금대봉과 양쪽으로 마주한산
우리 나홀로 기상에 짓눌려 은대봉 정상석이 더더욱 작아만 보이는데
은대봉에서 완만하게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임도를 지난다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태백과 고환을 잇는 38번 국도가 지나는 싸리재(두문동재)에 도착이다
고려말과 조선초기,고려 유신들이 불시이군의 지조를 지키려 개경 부근의 두문동으로
숨어 들었으나. 태조 이성계에 의해 모두 발각 되어죽고 살아 남은 일곱충신이 이곳으로들어와 두문불출 하였다 하여, 붙여 졌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금지구역 이라서 조금은 긴장했던
두문동재를 지나
잠시 숨을 돌리고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온몸을 녹여본다
백두대간을 하면서 가장 맛있게 다가오는 음식이 있다면
나는 당연히 커피 라고 말하고 싶다
잠시 휴식을 뒤로하고 금대봉을 향하여 발걸음은 시작된다
야생화 보호 구역이란다~~
따뜻한 봄철에 아름답게 피어있을 꽃들을 상상해보며
우리는 그길을 조금은 조심스레 걸어 가고 있었다
그래도
뒤돌아 보며 웃을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지고~~
여기서 피재까지는 8.1km만 가면 된다
두문동재에서 1시간여 걸어오니 금대봉에 도착이다
우리는 그렇게 정상석을 발밨다
대덕산과 함께 환경부에서 자연생태 보전지역으로
"산상의 화원"을 이루어 야생화 산행으로 각광받는 산이며
또 한강의 발원지라고 하는 고목나무샘,제당굼샘,검룡소를 품에 안은 의미 있는 산이기도 하다
비단봉 오름길에 호랭이님 눈속에 푹 빠져 버리셨다
눈속에 파묻히기 일보직전 이다
엎드려 사정해도 혼자서는 일어설수가 없다
따뜻하게 손내밀어 일으켜 줄수 있는 따뜻함이 머무는 비단봉 오름길~~
금대봉에서 1시간 30분여 만에 비단봉에 도착이다
날씨가 좋다면 조망이 일품일 텐데
지나온 태백산,함백산,은대봉,금대봉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여 줄텐데
운무속에 상상속으로만 그려본다
고랭지 여름 배추밭이다
고랭지 여름배추의 최초 산지였으며 현재도 매봉산 정상 부근에
약 45만 평에 여름배추를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1965년 한미재단에서 화전민 정착촌 사업으로 30만평을 개간하여
1가구당 4,500평씩 무상으로 나누어 주어 41가구를 정착하여 재배중 이라고 한다
이렇게 큰 밭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배추가 없는 관계로 우리는 밭을 가로질러 간다
정말 어마어마한 밭이다
봄이 와서일까
밭에 쌓였던 눈들이 녹아
땅이 질퍽하다 그 질퍽한 길을 걷는 기분도 또한 색다르다
진흙으로 가득한 발~
흙의 무게감이 묵근하다
고랭지 밭으로 점령당한 매봉산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풍력 발전을 할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하며
사람이 서 있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사시사철 불어 닥친다는데
오늘은 왠지 그 바람이 잔잔하다
또한 매봉산 정상석은 2개인데
이곳은 풍력발전기 8호기 앞에 있는 정상석이다
태백에서는 이곳 매봉산 정상부을 "바람의언덕"이라 하여 관광지화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바람언덕 님이 바람의언덕 앞에서 빙그레 웃으신다
얼굴에 이는 미소가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을 닮으신것 같다~~
매봉산 정상에 우뚝 솟아 있는 풍력발전기는 날개(프로펠러)직경만 52m에 달하고 발전타워를
포함하면 전체 높이가 무려 75m에 달해 8기가 한꺼번에 돌아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는데
운무로 가득하고 바람이 잔잔해
그 광경을 직접볼수 없어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또다른 매봉산을 향하여 다시 발걸음은 시작된다
풍력발전기 2호기와 1호기 사이에 백두대간 능선길이 우측길로 이어진다
매봉산 가는 오름길도 만만치가 않다
대간꾼들이 아니면 찾는 이가 없을것 같은 그길을
푹푹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우리는 그렇게 오르고 있었다
강원도 태백시를 지나는 어름에 솟아 있는 매봉산(1303.1m)
낙동정맥을 분기하며 남한강,낙동강,오십천을 발원케 한다
정상석 전면에는 매봉산이라고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천의봉이라고 새겨져 있다
잠시 숨을 돌리고
시원한 물한모금과 달콤한 초콜릿으로 피로한 몸을 달래본다
매봉산을 뒤로하고 이제는 피재를 향하여
이제는 내리막으로 피재(삼수령) 2.35km 밖에 안남았는데.....
지금 부터는 신나는 하산길이다
매봉산에서 1시간여 하산길로 접어드니
피재(삼수령)에 도착했다
삼수령은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며
삼강(한강,낙동강,오십천)의 발원지로
빗물이 북쪽으로 흘러 한강을 따라 황해로,동쪽으로 흘러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남쪽으로 흘러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흐르는 분수령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래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수월하게 산행을 한것 같다
비오고 운무로 가득차 앞을 분간할수 없는 대간길 이었지만
큰 어려움없이 잘도 걸어 왔다
화방재에서 11시간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봄비와 함께 떠난 백두대간길 이었지만
그 봄비가 적당히 멈추어 주어서 감사한 마음 가득한 16구간 이었다
그 기쁨을 더 누리기 위해
우리는 동해바다로 향한다
탁트인 바다가 우리의 마음을 시원케 한다
묵호항의
맑은 바닷물이 우리들의 피로를 싹 씻어가 버린다
야!! 기분 좋다~~
현지에서 먹는 회의 맛은 또한 일품이다
산행후 먹는 음식은 무얼 먹어도 정말 맛있다
오늘은 특별히 팔딱팔딱 뛰는 생선회에 곁들인 쐬주한잔~~
캬!! 띵호와다~~
인생 뭐 있나??
이렇게 즐기며 살면 되는거지~~
산행날짜 : 2012.3.17 (토요일)
산행구간 : 화방재~함백산~은대봉~두문동재~금대봉~비단봉~매봉산~피재(삼수령)
산행거리 : 21.5km
산행시간 : 11시간
날 씨 : 비오고 운무로 가득함
함께하신분: 헐덕고개님,바람언덕님,날쎈호랭이님,나홀로백호님,꽃돼지님,들꽃님,파랑새님,장미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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