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기

2012.2.18 백두대간 14구간(고치령~마구령~갈곶산~선달산~박달령~옥돌산~도래기재)산행기

장미허브@ 2012. 2. 20. 22:49

 

계절의 흐름속에 어느덧 겨울도 끝자락을 향하여 간다

아쉬움이 남아서 일까

오늘도 창밖에는 눈이 흩날린다

많이 내릴것 같은 눈이 아니어도

그 눈내림이 겨울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만 주는데....

13구간의 힘겨웠던 눈산행이 아직도 머리속에 생생하건만

태백을 향하여 갈수록 쌓인 눈으로 더더욱 힘겨울 것이라는 예상을 가지고

오늘도 백두대간 14구간을 향하여 발걸음은 시작되는데....

소백이 끝나고 태백이 시작되는 양백지간에서는

소백은 땅의 장수(地將)가 되고 태백은 하늘의 장수(天將)가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고치령에서 태백으로 향하는 마루금은 하늘로 통하는 길이네

 그 하늘로 통하는 들머리 고치령에서 오늘의 멋진 산행을 다짐하며 인증샷!!!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초승달이 수줍은 듯 내리비취는 마구령 가는 오름길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지만

세차게 부는 바람으로 하여금 온몸으로 느끼는 한기는

자꾸만 몸을 움추러 들게만 하고

그래도 다행인것은 쌓인 눈이 그리 많지 않아 우리의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데

 

찬바람에 입김으로 가득해져 오는 마스크속에서는 지금 전쟁이 일고 있다

입과 코에서 내품는 열기와 찬공기와의 만남으로 인하여

얼굴주변들이 하얗게 서릿발이 서려가고 있기만 한데

 

 

그렇게 매서운 바람과 2시간50분여 맛서며 오르다 보니 마구령에 도착이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 임곡리와 남대리를 잇는 고갯길로서

경상도,충청도,강원도를 연결하는 관문으로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다녔던 고개라 하여 마구령이라 하였으며

고개 넘어 남대리는 옛날 주막으로 번창했던 곳이란다

이곳 마구령 지역은 백두대간의 차마고도라 할 정도로 험한 오지 지역이라 도적과 호환이 들끓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룻 밤 묵으면서 휴식도 취하고 같이 넘어갈 일행도 구하기 위해서 묵다 보니

자연적으로 주막이 번창했고,그 주막거리에는 지금도 주막이 남아 있다고 한다

날도 추운데 그주막에 들러 탁배기 한잔에 뜨끈한 국밥 한사발 말어 먹고 갔으면 좋겠네...

 

마구령을 뒤로하고 늦은목이 오름길도

바람은 세차다

손끝이 아릿하게 시려옴에는

어쩔도리가 없다

마구마구 손가락을 움직여 보지만 몸서리 쳐지게 시리다 못해 아파옴은

그냥 울고 싶어진다

꽃돼지 언니도 울고 싶은 표정이넹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내마음~~~~~~~~~~

내마음을 아는지

우리가는 길에 업드려 인사를 하는 생명을 다한 나무여!!!

너에 신세도 처량하게 느껴만 지는데

 

마구령에서 2시간10분여 걸어오니 봉황산으로 가는 갈림길인

갈곶산에 도착이다

봉황산은 무량수건으로 유명한 영주 부석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김삿갓은 부석사 안양루에 올라 "인간백세에 과연 몇 번이나 이처럼 뛰어난 경치를

보겠는가 "하고 감탄했다고 하니

부석사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궁금해지는 길목이기도 하다

호랭이님의 눈썹위에도 어느새 하얗게 서린 추위에 흔적들이 머물기 시작이다

 

갈곶산에서 25분여 정도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소백산 국립공원이 끝나는 지점인

늦은목이에 도착이다

이곳에서 선달산 까지는 1.9km란다

 

선달산 오름길은 참으로 긴 가파른 오름길이다

마스크를 하고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내쉬며

오르는 오름길은 참으로 인내와 고난의 연속이다

고통을 즐기는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추위와 함께 가는길~~~

눈썹에 핀 상고대와 입김으로 서린 상고대와의 만남도 함께 이루어지는

선달산 가는 길목이다

 

늦은목이에서 벅차게 1시간 10분여 오른것 같다

선달산(1,236m)은 과거에 급제는 하였으나 아직 벼슬길로 나가지 않은 사람, 빈둥거리며 노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도 하며,

경상북도 봉화와 강원도 영월을 경계 짓는 도계를 이루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산에 오르니 그래도 조망이 트여준다

 

지나온 구간을 되돌아보며

저멀리 도솔봉도 눈에 들어오고

멀리서도 하얗게 보이는 소백산 제1연화봉과 비로봉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 온다

지난구간에 칼바람과 함께 했던 구간이

이제는 저멀리에서 아스라이 보이니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진행해야 할 마루금~~

정면에 오늘 걸어가야할 옥돌봉도 보이고

우측 뒤로 문수지맥인 문수산도 보이고...

잠시 더운물 한모금으로 얼어있는 몸을 녹이며 숨을 고른다

 

 

그렇게 선달산을 뒤로하고

박달령을 향하여 발걸음은 다시 시작된다

가는 길에 멋드러진 나무밑에서

여름에 잎이 자라 있을 때에는 그늘막이 역활을 톡톡히 해줄것만 같은 나무다

 

이제 1.4km 가면 박달령이네

어느덧 추위에도 적응되고

함박웃음을 머금을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역시 우리는 프로다~~~

 

파아란 하늘이 우리들의 가는 길을 인도해 주는

박달령 전의 헬기장이다

정말 늠름한 저모습이,

천하를 다 얻은듯한 저모습이 얼마나 멋진가????

 

선달산에서 작은 오르내림의 반복으로

2시간30분여 걸어오니 박달령에 도착이다

옛날 보부상들이 넘나들던 고개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곳에 서니

울고넘는 박달재란 노랫가락이 저절로 흥얼거려 진다

박달재와는 아무상관도 없는데...

그냥 저절로 흥이 나는 박달령이다

그 흥겨움속에서

잠시 정자에서 쉬어간다

 

따사로운 햇볕이 가득한 이곳은

이제는 덥게 느껴진다

구름한점 없는 파아란 하늘은 청명하기 그지없다

그렇게 옥돌봉을 향하여 또 오름길은 시작되는데

옥돌봉가는 오름길도 벅차다

세차게 불던 바람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어 버려

얼굴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다

흐르는 땀방울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지는 옥돌봉 오름길이다

 

박달령에서 1시간 40분여 걸어오니

이번구간의 최고봉인 옥돌봉(1,244m)에 도착이다

옥돌봉은 옥이 안난곳이 없고, 선경이 아닌곳이 없다고 하여 옥돌봉으로 불리고

한자로는 옥석산(玉石山)으로 불리기도 하는 산이란다

옥돌의 햇살을 받은 우리 나홀로 1기팀의 얼굴은 청옥같은 빛으로

미소를 머금은 모습이 옥보다도 더 아름답게 다가오는 구간이다

 

이제는 옥돌봉을 뒤로하고 도래기재를 향하여 가다가

잠시 뒤볼다 보며

역시 미소는 아름다워라~~~

발걸음 가벼웁에 마지막 지점을 향하여 가는 길은

한폭의 그림같다

산에 사람이라고는 우리밖에 없는 대간능선길들~~

대간꾼들이 아니면 찾는이가 없을 것 같은 그길을

우리는 즐거움과 멋진 추억을 남기며 걸어 가고 있다

 

파아란 하늘이 나뭇가지사이로 내리 비치는 정겨움이 머무는 대간길~~

 

저 사이로 태백산과 함백산이 보이고

와우!! 벌써 다음구간이면 우리가 가야할 길~~~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두근두근~~~~

 

옥돌봉에서 도래기재를 향하여 30분여 내려서면

철쭉 군락속에서 550년이 넘은 철쭉나무를 만날수 있다

참으로 긴세월 동안 옥돌봉을 지키고 있는 나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철쭉나무라고 하니 더더욱 소중해 보이며

꽃피는 계절에 그 자태를 보고싶은 마음이 앞선다

정말로 소중하게 보존해야할 보존가치가 크게 느껴지는 철쭉나무다

 

도래기재를 향하여 내려가는 내리막은 철쭉터널도 있지만

이곳은 진달래 터널이다

꽃피는 계절에 오면

너무도 아름다울것 같은 내리막길이다

마음속으로 연보라빛의 꽃들을 상상만 해보며

아름다운 이길을 내려서 간다

 

 

나무계단을 내려서니

도래기재에 도착이다

마지막 지점에 서서 환하게 웃을수 있는 이순간이 넘 좋다

옥돌봉에서 1시간10분여 만에 도착이며

고치령에서 12시간이 소요 됐다

미소띤 저얼굴들을 보시라

세상을 다 얻은듯한 저 표정

천진난만한 저표정!!!

백두대간이 주는 환희에 얼굴을......

아!! 너무도 행복하다

 

아직도 백두대간 도전에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2기에 도전 하시기를 바래봅니다

그길을 가본자 만이 느낄수 있는 환희와 기쁨의 나래속으로 초대합니다

 

산행일시   : 2012.2.18(토요일)

산행구간   : 고치령~마구령~갈곶산~선달산~박달령~옥돌산~도래기재

산행거리   : 26.2km

산행시간   : 12시간

날     씨    : 새벽녘에 바람이 세찼으나 낮에는 구름한점없이 맑음

함께하신분 : 헐덕고개님,바람언덕님,날쎈호랭이님,나홀로백호님,꽃돼지님,들꽃님,파랑새님,장미허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