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0구간 (버리미기재~장성봉~구왕봉~희양산~백화산~황학산~조봉~화령재)산행기
어느덧 골목길에서는 빠알간 구세군 냄비가 등장하고
세모를 알리려는 듯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12월의 풍경들!!!!
또한살을 먹어감에 한번은 뒤볼아 보며
열정아닌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려 안간힘을 써보는
내모습!!!
후회하지 않으려 애를 써보나 그래도 후회가 밀려오는 2011년의 끝자락
년초에 무엇을 해야할지 계획 한것들을 생각해 보며
내가 이룬것은 무엇이고 이루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되짚어 본다
처음 마음처럼 설레임과 희망의 마음으로 12달이라는 시간들을 보내온 것인지???
올한해는 유독히도 산에 빠져서 살아온것 같다
온열정을 산에 쏟아 부었던 시간들!!!!
왜그리 산이 나에게 커다랗게 다가 온 것일까???
아이들이 커가고 내손을 미칠수 있는 것들이 하나씩 사라져 가니
나를 향한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렇게 산에 빠졌던 시간들이 그래도 나에게는 커다란 행복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또 행복속에 빠져들려고 백두대간 10구간을 향한다
그
런
데
.
기습한파와 강추위를 알리는 예보들!!!!
어얼씨구~~ 완전히 극한기 적응훈련과 강추위 와의 한판 승부렸다
영하15도 산속의 체감온도 영하 20도이상
도대체 상상이 가지 않는 숫자들!!!
옆집언니네 냉동실 온도가 -19라고 하더니만
그러면 냉동실 온도 보다도 낮은 영하의 온도
서너시간 후면 액체들이 냉동된다는 말씀~~
몸속깊이 파고드는 추위가 어떨런지???
아직은 뭐가 뭔지도 모르른채 그렇게 백두대간 10구간의 첫발걸음은 시작된다
완전무장을 하고 버리미기재 들머리에서 인증샷!!!!
오랜만에 맑은 하늘이다
반달이 환하게 내리비치는, 별들이 반짝이는 장성봉 오름길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그러나 세찬바람이 올겨울 첫강추위를 실감케라도 하려는듯
매서운 기세로 다가온다
완전무장으로 온몸을 뒤덮은체 발걸음은 시작되는데....
발걸음이 너무 무겁다
평상시 입지 않던 내의를 입은 탓에
자꾸만 누가 나를 뒤에서 잡아 당기는 것만 같다
이래서야 오늘의 멀고먼 산행길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이 먼저 앞선다
장갑도 두터운 장갑으로
굉장이 부등하다
그손으로 로프를 잡고 암벽을 오르기는 굉장히 벅차기만 하고
쇠눈(쌓이고 다져저서 잘녹지 않는눈)으로 인하여
길은 수정처럼 빛나고
가루눈이 흩날리는 산행길
그렇게 온몸을 추위에 적응하며 1시간20분여 오르니
오늘의 첫봉우리 장성봉에 도착이다
오늘의 추위쯤이야
하시면서 만세를 부르시는 바람언덕님
장성봉에서 40분여 걸어오면
갈림길 이정표가 서있다
장성봉에서 백두대간길은 두가지 길이 있는데
절말방향으로 진행해도 되기에
우리들도 절말방향으로 진행한다
절말방향으로 10분여간 내려서면 출입금지 간판이 서있다
이곳은 서쪽막장봉과 북쪽 악휘봉방향 갈림길이다
분명히 "출입금지"인데 우리들은 한글을 무시하고 간판을 가로질러 북쪽방향으로
악휘봉 방향쪽으로 ...
마스크를 하니 숨이 막힐지경이다
가뜩이나 숨이차서 헉헉거리는데 영 죽을 맛이네
그입김 탓인지 말없이 흐르는 땀방울 탓인지 흩날리는 가루눈 탓인지
어느새 내머리는 하얗게 백발의 여인이 되어 버렸네
눈썹위에도 소리없이 내리는 겨울의 흔적들이여
악휘봉 삼거리에서 악휘봉은 10분거리에 있다는 말씀
그러나
대간길은 은티재 방향이기에 은티재방향으로~~~
이번구간에 유일하게 만날수 있는 철계단을 내려서 본다
그렇게 어두움을 헤치며 세찬바람과 맛서며 미끄러운 길들을 더듬으며 걷노라니
시간은 흘러
어느새 여명은 밝아온다
암능길 으로서 밧줄이 매어져 있으나
바위가 얼어 있고 밧줄이 낡아 있어 조금은 위험한 상황들
밧줄을 풀러서 다시금 정비하며
조심스레 한발한발 내딛으며 하산해 본다
상당히 미끄럽고 위험하다
그래도 한마음으로 하나가 되니 무사 통과다
그런데 겨울산행은 체력소모가 많다는 것을 느껴본다
산행을 하면서 배고프다는 생각을 별로 한적이 없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산행시작후 얼마되지 않은 싯점 부터 배고픔이 느껴진다
나만 그런것인지???
오늘의 산행은 겨울산행의 시발점으로서 모든것이 새로운 경험들인데
그경험들을 토대로 앞으로 겨울산행을 대비해야 함을 나는 안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남다른 산행길이다
어느새 산행시작후 6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렇게 은티고개 도착했다
저멀리 조령산,신선봉이 보이고
그밑으로 이화령이 있을터인데
가로질러 가면 굉장히 빠를텐데
산길은 왜그리 구불탕 구불탕인지....
오늘의 대간길은 누워있는 알파벳 N자 비슷한 산행길이다
그밑으로 중부내륙 고속도로도 눈에 들어온다
저멀리까지 조망되는 산야의 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산이 깍이고 폐허가 되는 풍경은 실로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자연그대로 보존할수는 없는 것인지??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러한 광경들을 접하면
왠지모를 씁쓸함이 밀려온다
은티고개에서 목에 숨이 넘어가도록 15분정도는 치고 오른것 같다
산은 오름이 정석이라고 하지만
굉장히 가파른 오름길이며
그 오름길이 끝나는가 싶더니 바이킹을 타는 것 마냥
내리쏟는 내리막길이다
정신이 바짝들게 했던 은티고개 너머와의 이별이었다
휴유 한숨을 돌리며 잠시 숨을 고른다
은티고개에서 정신없이 2시간여 오르고 내리고 하다보니
구왕봉에 도착이다
구왕봉은 희양산을 동쪽으로 바라보고 있는 산으로서
희양산의 유명세에 가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산이며
봉암사 터에서 살던 용이 도망가서 피신한 산이란다
그 용은 왜 봉암사에 살지 못하고 피신을 한것인지???
아!! 너무 궁금하다
앞으로 오를 희양산을 뒷배경으로
암릉이 훤하게 보이는 것이 꽤나 스릴이 있을것 같아 보인다
참으로 안돼보이는 나무다
저 돌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명력을 유지함이 신기할 따름이며
대간꾼들의 손길에 몸살을 앓고 있을 나무 뿌리들~~~
나도 저 나무뿌리를 뒤흔들며 내려왔다
그렇게 내려서니 지름티재에 도착이다
여기에는 스님들이 천막을 치고 그곳에서 수양을 하는 곳이란다
실제로 스님 한분을 만난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갈때는 기도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지나가야 한다고 한다
핸섬한 스님이 고개를 삐죽이 내미신다
잘생긴 스님 안녕하시죠??
조용히 지나갈께요 하고 인사하니
대번 보살님이 이쁘네요 하네 참으로 센스있는 스님이시다
희양산을 오르는 길에 구왕봉을 배경으로
쌀쌀한 날씨이지만 파아란 하늘이 있는 멋진 조망이다
희양산 오르는 길은 이러한 돌틈도 지난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토끼마냥
엉금엉금 기어가는 자세로 거북이 마냥...
희양산 직벽구간이다
빙판에 위험히 도사리고 있어
여기에서 아이젠을 착용한다
추운날 산행하면서 장갑벗는 것이 제일 싫던데....
그렇게 빙벽을 밧줄에 의지하며 올라본다
손에 감각이 별로 없다
부등한 장갑이라서 더욱 신경이 쓰이는 암벽의 줄타기
줄타기 좋아하는 나도 굉장히 둔하게 느껴졌던 직벽의 암릉을 넘어서본다
희양산 전망바위에서
저멀리 속리산 주능선이 보이고 지나온 대간길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참으로 시원하게 펼펴져 보여주는 조망이 좋은 산행길이다
가슴 뻥뚤리게 시원함을 만킥하며
나머지 산행도 두려울것이 없다는 마음으로 불끈 주먹을 쥐어본다
환하게 웃을수 있었던 희양산 전망바위~~
대간길은 그곳에서
내려서서
성터 갈림길에서 성터돌벽을 따라 북진이다
그렇게 이만봉을 향하여 간다
이만봉 가는길에 잠시 우리가 이정표가 되기로 한다
이곳에서 남쪽방향으로 가시면 희양산 되겠습니다
근데 누가 길을 물어봤나????
희양산 전망바위에서 2시간20분여 걸어오니
이만봉(990m)에 도착이다
옛날 임진왜란 당시 이골짜기에 2만가구가 피난와서 살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며
옛날 이만호라는 이름을 가진 형제가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생긴 이름 이라는 두가지 전설이
있다고 한다
오늘 진행해야할 대간 능선길들
저멀리 백화산이 보인다
오늘의 최고봉인데... 자 빨리 가자구요
오늘은 날씨가 맑아 참으로 조망이 좋은 산행길이다
저멀리 월악산영봉이 눈에 들어오고 그옆이 스릴죽이는 만수릿지 능선이라고
헐덕고개님이 설명해주신다
스릴죽이는 릿지능선이면 꼭 와야지 내스타일 인데....
주흘산도 조망되고 이어지는 대간능선길도 보이고
눈과 가슴이 시원해지는 산행길
이만봉에서 내리막길을 지나서니 조금은 허접한 사다리재다
그렇게 백화산을 향하여 발걸음은 계속되고
ㅅ
석양에 노을은 지고....
백화산 가는길은 눈도 제법 쌓여 있다
드디어 최고봉인 백화산(1063.5m)
경북,문경과 충북,괴산의 경계를 가르는 곳이며
겨울에는 눈덮인 산봉우리의 모습이 하얀천을 씌운듯이 보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만봉에서 3시간 올라온것 같다
이곳에서 따뜻한 물한모금 마시며 잠시 숨을 돌려본다
추위에 떨었던 몸이 따뜻한 물한모금에 봄눈녹듯 사르르 녹아 내린다
그래서 겨울산행은 물조절도 잘 해야 함을 다시금 느끼며
만발의 준비가 더욱 필요함을 느껴본다
황학산 오르는 길에도 암릉과 로프는 이어지고
백화산에서 1시간여 걷다보니
황학산에 도착이다
얼굴들이 벌그레 한것이 이제는 완전히 추위에 노출되어
점점 냉동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화령을 알리는 안내판인데
얼마가 남았는지 표시좀 해놓지
이곳에서 도무지 얼마가 남았는지 판가름 할수가 없다
그냥 저방향이 이화령 가는 방향이라는 것을 아는것 밖에는
황학산에서 1시간여 걸어오니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조봉이다
완만한 능선길로서 평지에 봉우리가 세워져 있었다
그래도 산봉우리 이면 봉우리 다워야 하는데....
얼마 남지 않았음에 그래도 미소를 띄울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것이 큰 착각인줄도 모른채....
조봉에서 이화령가는 길은 굉장히 지루하다
계속 내리막 길이다 보니
저기쯤 끝나려니 하면 또 오르막이고 끝일까 하면 길은 계속 연결된다
참으로 대간길들은 미로와도 같다
이곳은 또한 군사보호 지역으로서 우회길로 우회해야 하는 길들이었다
산허리를 돌아야 하는 이길은 조금은 위험한 길들이다
한쪽은 완전히 경사가 심한 절벽길들이다
야간산행시에는 주의를 필요로 하는 구간이다
그렇게 가다보면
이렇게 돌계단이 보인다
그러면 끝지점이다
그밑에 아트팔트 도로가 보이고
드디어 이화령에 도착이다
조봉에서 1시간 10분여 걸어 왔다
겨울산행의 진수를 맛보기 위한 산행!!
강추위 와의 적응훈련 산행!!
체력의 한계점을 알아보는 산행!!!
산행의 고도와 난이도는 그렇게 어려운 구간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뭐라 말할수 없는 피로감이 밀려온다
또한 이상하게도 늘 배고품이 느껴졌던 산행 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체력소모가 많이 되고 있었음을 느낄수 있었다
아!! 겨울산행은 넘 힘들어~~~~~
18시간이라는 커다란 시간속에서 손시려움과 사이사이 차갑에 느껴지는
한기와의 싸움에서 참으로 힘들게 이화령까지 걸어왔다
왜 이러한 산행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오늘은 뭐라 대답할까???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들 무사히 완주할수 있었음에
감사 하노라고 오늘은 그렇게 대답하련다
추운날 나홀로산우회 백두대간 1기팀들 모두모두 고생하셨고 수고많으셨습니다
오늘의 산행을 바탕으로 다음구간에는 더욱 멋진 산행기대 해봅니다
~~~ 내년에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요 ~~~~
산행일자 : 2011.12.17 (토요일)
산행구간 : 버리미기재~장성봉~구왕봉~희양산~백화산~황학산~조봉~이화령
산행거리 : 28.7km
산행시간 : 18시간
날 씨 : 매우추웠지만 맑은 날씨
함께하신분 : 헐덕고개님,바람언덕님,날쎈호랭이님,나홀로백호님,꽃돼지님,들꽃님,파랑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