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기

백두대간 2구간(성삼재~만복대~고리봉~수정봉~여원재~고남산~사치재~복성이재)우중산행

장미허브@ 2011. 8. 22. 16:53

 

우중산행에 대비하라는 문자 메세지가 나의 핸드폰을 울린다

백두대간 2구간도 역시 우중산행이구나..

조금은 질척거리는 느낌에 싫은 감도 들었지만

날씨도 환경도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할 과제이기에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를 한다

한편으로는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대간2구간을 위하여 모임장소로 출발 !!!!!!!!

2주만에 만나는 우리 대원들의 모습에는 비장한 각오들이 엿보인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참석못하신 바람언덕님이 안계셔서

왠지 허전함과 빈자리가 느껴지고.....

서울에서 근무를 마치고 서산으로 열심히 달려오신 날쎈호랑이님의

열정에 백두대간 2구간의 시작은 무르오르기 시작이다

 

그래도 만복대와 고리봉은 5월에 산행했던 곳이어서

낯설지 않아 그날의 산행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며 구간들을 그려본다

오늘의 여정이 나를 어떤모습으로 반길까?????

3시간30분여를 달려와 성삼재에 도착하니

어머나!!!

2주전의 기온보다 한결 차가워진 느낌에 잠시 한기를 느낀다

그냥 성삼재에 있으라고 이슬비는 부슬부슬 내리고.....(그래도 있을수는 없지롱)

처음부터 우중산행의 시작이구나

 

만복대 들머리에서 비장한 각오를 다짐하며 찰칵

추위를 많이 타면 우의를 입으라는 헐덕고개님의 말씀이 계셨지만

조금 산에 오르다 보면 더울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냥 올라본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빗줄기는 굵어지고

어느새 옷은 젖어만 가는데....

 

 

그렇게 작은 고리봉에 도착해서야 우의를 입어본다

어둠속에서 빗속을 가르며 미끄러운 길을 산행해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조심스럽다.

산죽들이 우리를 대환영이라도 하듯이 길에 엎드려 절을 한다

그저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하는 것처럼

그 절을 외면해야만 하는 우리들은 산죽을 일일이 일으키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만복대를 향하여

갈 수밖에 없다

아!!! 그런데 가는길에

낚지도 잡고, 미꾸라지도 건지고

장어까지도 낚아 올려야 하는 늪지대의 상황들이다

그렇게 풍성한 것들을 건져올려가며 가노라니

 

 

만복대에 벌써 다 올랐네

저멀리 보이는 지리산 온천의 야경이 우리의 피곤한 눈을 잠시 즐거움에 빠지게도 하고....

근데

큰일 났네

온몸이 추워지기 시작이다

나만 유독히 느끼는 추위..

더 이상 머무를수 없어 빨리진행 하자고 했다

아!!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우의를 입는건데...

초반부터 고생하며 정령치를 향하여 빠른 걸음으로 진행해보지만

왜그리 발걸음은 더디던지.....

 

정령치 휴게소에서의 휴식은 나에게는 최악의 순간이다

추위에 떨었던 그시간들

다른 분들에게 민폐가 될까봐. 노심초사

에궁에궁 어찌해야 할바를 모르겠네

그래도 간식을 먹어야 하는 상황

우격다짐으로 입속으로 밀어 넣어 본다

자꾸만 처량해지는 내모습이

왜그리 작게만 느껴지던지....

 

 그렇게 추위와 함께 큰고리봉을 향하여 힘든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아~!! 그래도 백두대간은 나의 편에 서있었다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내몸이 서서히 열기가 나기 시작이다

음~~  이제야 정상으로 돌아오네

얄미웠던 나자신에게 눈을 흘겨보며 정상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라고 마법을 건다

"윤영선 너는 할수 있어"

 

백두대간 2구간에서 만 볼수 있는 우중패션에 우리들은 배꼽빠지게 웃었다

달아난 배꼽의 반쪽을 찾으러 날좋은날 다시한번 가야할듯 하다

날쎈호랑이님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시라

얼마나 아름답고 멋지신지~~

그렇게 날은 서서히 밝아 오고

큰고리봉 갈림길에서 고기리 쪽으로 하산한다

 

 

그래도 이쪽길에서는 나를 흥분케 하는 장관이 있었다

낙엽송들이 즐비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두빛의 연발이다

봄에 볼수 있는 광경들이

여름에도 아름답게 펼쳐져 보이는 이곳 구간이 나에게는 더없이 정감이 가고

설레임으로 가득해진다. 첫사랑이 그리워 진다고나 할까 ㅎㅎㅎ

 

 

덕치마을에 다다르고 아침먹을 곳을 찾아서 도로변을 걸어본다

마을사람들이 장에 가기 위해 기다림으로 가득했을 덕치정류장이

우리의 아침식탁으로 꾸며지고...

그렇게 마을 길을 지나

 

 

노치마을에 접어든다

옛날에나 볼수 있는 돌담길들이 이어지고 오래된 집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

노치샘에서 샘솟는 샘물이 있기에 아마도 이마을은 축복이 샘솟듯 넘쳐나리라

또한 마을 뒤편에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4그루의 노송이 이 마을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같다

 

 

 

그곳을 지나 수정봉을 향하여 전진이다

비와 추위에 떨었던 시간들을 잊기 위해

에라~~ 모르겠다 후다닥 올라보기로 하고 먼저 줄행랑이다

이렇게 라도 해야 몸에 땀이라도 나려는지....

어느새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느낄수 있어 좋다

개운함으로 밀려들기 시작할 즈음에 수정봉에 도착이다

잠깐 펼쳐져 보이는 운무를 감상하며

한숨돌리고 여원재를 향하여 힘찬 출발

 

산행시작후 9시간 10여 분만에 여원재에 도착이다

쉼없이 내리는 빗줄기에

온몸이 서서히 젖어 들기 시작이며

등산화 오른쪽에서 부터 물기를 머금은 느낌이 들기 시작이다

어느새 들녘에는 벼이삭이 고개를 삐죽히 내밀고 있으며

풍성하게 자란 깻잎들이 춤을 추며 우리들의 행군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계절에 변화는 가을을 향하여 고속질주 하고 있었음을......

 

 대간길에 억새도  피려하고  억새인지 억새하고 사촌좀 되려는지

길들을 장식하고 있었지만

잘못하면 눈이며 얼굴에 상처를 내기에 딱좋을 상황들 이었음을....

정글숲을 헤치며 끝도 없는 미로길을 가야하는 조금은 지루한 대간길들.....

그렇게 고남산에 도착이다

정상이라 생각하고  비가 몰아치지만 힘겹게 카메라를 꺼내 인증샷을 하시는 헐덕고개님

그런데 정상석은 조금 밑에 존재하네....

 

 

쬐끔은 허탈감에 빠져 보지만 그래도 정상석에서 멋진 포즈로 찰칵

파랑새님의 불끈쥔 주먹에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그렇게

고남산을 뒤로하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하산길에 임도가 보인다

 

어쭈구리~~ 잠시 비가 휴식할테니 우리보고 점심먹고 가세요

하고 눈짓을 하네

길가에 멋진 점심상을 차린다

정말 꿀맛이다

맛있게 먹고 파랑새님이 준비하신 포도로 입안을 상쾌하게 할즘

빗님이 빨리 가라고 재촉을 한다.

이곳은 소나무들이 참으로 많다

쭉쭉빵빵 늘씬하게 서있는 소나무 곁을 지나가려니

조금은 위축이 들기도 하네

내몸도 소나무처럼 만들어 볼까나 늘씬날씬(희망사항)

그렇게 소나무숲을 지나며 잡목들을 헤치며 가노라니

저멀리 굉장히 없어 보이는 88올림픽 고속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보아도 허접한 2차선의 고속도로.....

사치재가 눈앞에 다다른다

저 고속도로를 넘어서 가야만 복성이재에 오를수 있는 길이 있음을...

아마도 누군가는 굴다리를 지나지 않고 고속도로를 가로질러서 산에 오른듯 하다

우리는 굴다리를 지나서 복성이재를 향하여 gogo

 

복성이재를 향하여 오르다 보니 저멀리 인월마을도 보이고

지리산 휴게소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의 산행이 끝나면 잠시 휴식할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니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 진다

 

가노라니 나무에 수없이 매달린 시그널이 펄럭인다

수많은 산꾼들이 이길을 지나간 흔적들.....

고뇌와 땀방울과 무아지경의 숨결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 나홀로산우회 시그널도 매달아 보며 우리들의 흔적을 남긴다.

우리가 이곳에 잠시 머물다 가노라고....

이제는 체력이 아닌 정신력으로 산행을 해야 하는 싯점에 다다랐다.

15시간이라는 긴시간이 흘러만 가고....

근데 이구간은 굉장히 지루하다

이정표도 없도 조망도 없도 그냥 숲을 헤쳐나가야 하는

그런 구간의 연속이다

앙, 언제 이길이 끝이 나려나???

 

 

그렇게 가다보니 하산길에 이정표가 뎅그라니 있네

얼마나 반갑던지

복성이재가 1.2k 밖에 안남았다는 신호다

와우!!!!! 오늘 대간의 끝이 보인다

그런데 그것도 착각 이었음을

1.2km 가 그렇게 길게 느껴질줄이야~~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 복성이재

어느새 어둠이 산을 점령하기 시작이다

헤드렌턴을 다시 켜야 하는 싯점....

조금은 맥이 풀리고 다리에 힘이 빠지는 상황들이지만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끝을 향하여 열심히 간다

다시한번 마법을 건다

아!!!!!! 너무너무 즐거워 조오타~~~

 

여기가 끝지점인줄 알고 잠시나마 좋아 했던 우리들....

즐거움을 뒤로하고 다시 산에 오르고

 

 

"정글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늪지대를 지나서 가면 복성이재가 나올라,나온다. "(노래귀절 따라서)

그렇게 18시간이라는 시간을 비와 함께 맛서며

험난하고 힘들었던 산행이 막을 내린다

산행이 끝났을때 다시한번 밀려오는 추위에 오돌오돌 떨며 차에 승차했던 기억들...

8월의 여름에 두차례에 걸쳐 추위를 느껴보노라니

모두들 계절감각을 잊어버렸다

혹시 지금이 겨울아닌가벼~~~

 조금은 지루하고 힘들었던 구간이었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가득 품으며 백두대간 2구간(41.6km)완주할수 있었음에 기쁨 가득하다

함께하신

헐덕고개님,날쎈호랑이님,나홀로백호님,꽃돼지님,들꽃님,파랑새님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다음 산행에 만나요~~~

 

산행일자 :  2011.8.20(토욜)

날  씨    :  쉼없이 비내림

산행구간 : 성삼재~만복대~고리봉~수정봉~여원재~고남산~사치재~복성이재(41.6km ,18시간 우중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