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구간(중산리~천왕봉~연하봉~촛대봉~벽소령산장~노고단고개~성삼재휴게소)
백두대간의 첫날이 밝아왔다
왠지 아침부터 마음이 붕떠 있는 기분이다
출근해서도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무이파 북상에 비소식이 전해지지만 그래도 마음은 어느새 지리산을 향했다
지리산이 참으로 유명하지만
아직 나는 지리산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주능선조차 타보질 않았기에...
그래서 설렘이 더더욱 밀려오며
크게는 사알짝 태극을 꿈꾸며 대간1구간인 지리산을 그려본다
그냥 앞사람만 따라가는 산행이 아니라
머릿속에 속속히 기억하리라 굳은 다짐을 하며 지리산을 향해본다
우중산행에 대비하며 준비하지만,그래도 첫날의 상큼한 기분을 가지고
차에 몸을 싫었다.
가까이에 올수록 궁금한것이 많네
태극의 시작점이 어디며 어디로 가는지......
내가 왜이럴까?????
그렇게 3시간30분만에 중산리에 도착이다
다른날 같으면 꿈나라에 있을 시간인데....
새벽 2시53분터 대간의 힘찬 행군은 시작된다.
새벽녘이라 시원할줄 알았는데
초반부터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바람한점 없는 새벽의 지리산은 어두움과 함께 내몸을 고통속으로 몰아치기 시작이다
목까지 차오르는 헐덕임을 견디다 보니
출렁다리에 도착이다
출렁다리이니 한번뛰어보며 출렁거림을 느껴본다. 히히 재밌네
여기에 서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어두움에 묻혀 생각없이 가다보면 첫알바코스 지점이네
장터목과 법계사 갈림길에서 직진으로 가야만 천왕봉에 이를수 있는 길...
그렇게 해서 첫휴식과 지리산약수를 만날 수 있는 로타리 산장에 도착이다
시원하게 흐르는 약수한바가지 들이켜보니 온몸이 짜릿하다
잠깐의 휴식을 뒤로하며
천왕봉을 향하여...
어느새 햇살은 없지만 어두움이 걷혀가고
밝은 빛에 나의 시야가 넓혀진다
머리를 짖누르던 헤드렌턴을 벗어 버리니 이렇게 홀가분 할 수가...
천왕샘을 잘몰라 그냥 지나치다 보니
뒤쪽에서 부르는 소리...
다시 되돌아 가서 천왕샘을 보니 특이하네
돌벽에서 물이 흐르고 있네
벽에 대고 물을 받다가 야단맞았다네
고인물을 뜨면 되는데 벽에 대고 받는다고...
처음이라 모를수도 있지뭐....
천왕봉에 다다르니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이다
바람에 펄럭여 간신히 잡고 백두대간의 승리를 기대하며
나홀로의 프랭카드를 지리산 천왕봉의 정상석앞에서 당당하게 휘날려 본다
4월의 정상석과 왠지 다르게 느껴짐은 왜일까
그래도 천왕석을 품으로 안아보며
간단한 입맞춤을 해본다
우리의 긴여정을 지켜보아 달라고......
천왕석을 뒤로하고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여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어본다
비를 맞아서 일까 따끈한 커피가 유독 그립지만
아쉬움을 달래며 연하봉을 향하여 출발이다
이제 배도 부르고
산행길도 완만하게 펼쳐지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쁘게 피어나는 들꽃의 향연에
매료되어 동심의 세계속으로
돌틈에 핀꽃이 어찌그리 예쁘던지.....
그렇게 연하봉에 다다르고
사뿐이 날아 않은 나비의 자태도
꽃과 함께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이 되고
꽃봉우리에 않아 있는 잠자리도
지리산의 산행길에서 만날수 있는 또하나의 볼거리며
즐거움으로 나를 반긴다
어느새 바위가 많은 촛대봉에 다다랐네
무거운 배낭도 벗어버리고 잠시 쉬어간다
시원한 냉커피로 피로를 달래보며
지리산의 향내를 음미해본다
제대로 프랭카드를 내걸고 멋진 산행을 다짐하며
다시한번 나홀로 8인의 전사들의 함성을 모아본다
오늘 날씨가 허락했다면
이곳에서 바라보는 세석평전과 세석산장 저멀리 반야봉과 노고단이 그림같이
펼쳐져 보였을 텐데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다음을 기약해보며 이곳을 떠나간다
날씨가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우비를 벗었다 입었다
간간이 햇살도 고개를 내밀었다
운무로 우리의 시야을 황홀하게 했다
아 !!!!! 정신없다
지리산이여 !!! 왜그리 정신을 쏙빼앗아 가버리는 거예요!!!
그렇게 가다보니 선비샘에 다다랐다
시원하게 샘물이 쏟아진다
한바가지 듬뿍받아서 마셔보니 시원하다
축복받은 산
이렇게 좋은 물이 간간히 우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나 좋던지....
백호님 하늘에 우주선이라도 지나가나
뭘그리 심각하게 바라보고 계신거예요????
벽소령 산장가기전에 곰돌이님,슈퍼맨님도 만나고
산에서 아는 분을 만나는 것도 또다른 행복감과 즐거움이다
우리와 반대로 성삼재에서 오르기 시작하신 두분과의 만남이
지리산에서 또다른 추억으로 자리잡는다
무겁게 시원한 이온음료를 준비해서 전해주시는 곰돌이님의 푸근한 정에
나도 배우고 실천해야할 덕목이지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전진이다
지리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벽소령 산장에 도착이다
주변에 원츄리 꽃과 더불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말로만 듣던 벽소령 산장!!!!
정말 예쁘네.....
그런데 지리산에 오니
또다른 광경이 나를 흥분하게 한다
부자간에 산행하는 광경이 참으로 많이 목격된다
아버지와 함께 걷는 지리산길!!!!!!
정말 멋지게 나의 가슴으로 다가온다
첨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나를 자극한다
나는 아들이 없으니 이담에 산잘타는 사위얻어서
사위와 함께 지리산자락을 걷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하다
꿈을 꾸면 이루어 지겠지......
산죽밭을 지나고
꽤나 지루한 시간을 지나 연하천산장을 향해 간다
그가는 길에 가야산8자종주 보다 지리산이 쉽다고 해버렸네
네가 지리산의 참맛을 알아 하고 나중에 비웃을 줄도 모른채.....
11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연하천산장에 도착이다
늦은 점심으로 라면을 준비하시는 우리 멋진 남자분들~~~
나는 이곳에서 또한방 펀치를 맞았지요
라면은 세워서 넣어야 한다네요
그것도 모르고 가로로 넣었다가 야단만 맞고....
그렇게 라면익는 냄새가 연하천 산장을 뒤덮을 즈음
갑자기 퍼붓는 빗줄기로 라면그릇을 들고 취사장으로 달려야만 하는 헤프닝도......
화개재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우리 대원들
13시간30분이 지나가고 있는 싯점이다
이제부터는 정신력인가
조금은 지쳐있는 상황들
그냥 바닥에 털썩주저 않아 마냥 쉬고만 싶은 시간인듯...
그런데 앞으로 550개로 이루어져 있는 나무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그렇게 550개의 나무계단을 오르며 30분여를 가니
삼도봉에 도착이다
세개의 도가 만나는 곳
이곳에서는 지리산도 미안했는지
우리에게 자태를 드러내 준다
굽이굽이 보이는 산자락들이 나름 멋지게 다가온다
태극에서 사진으로만 수없이 보았던 삼도봉에서
나도 한번 여유로운 미소를 띄어보며 ....
삼도봉에 서니 모두들 신이 났다
나름대로 멋진 포즈로 삼도봉을 마음껏 누려본다
40분여를 걸어가다보니
이제는 오늘의 여정에서 마지막인 듯한 임걸령 샘에 도착이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자연이 주는 선물
또한바가지 푹퍼서 마시니 너무도 시원하다.
지리산약수를 가는 곳곳마다 마셨으니
온몸에 지리산의 정기로 가득하겠지
아 나도 모르는 힘이 샘솟는듯....
샘물을 마셔서 인가
그렇게 노고단 고개에 설수 있었다
어느새 이제는 어둠이 내리려고 꾸물거리고 있다
이제야 가야산8자 보다 쉽다고 주제넘게 말했던 나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래 역시 말은 조심해야지
지리산이 나를 무시하냐고
항의는 안할려나 모르겠네...
수많은 돌들로 이루어진 지리산의 여정!!!!
태극을 하면서 발바닥이 불이 났나는 풍현이 말이 새삼떠오른다
그리고 태극을 하신분들이 다시한번 대단하시다는 생각에 잠시 숙연해진다
혼자서 수많은 돌길을 넘고 넘고 또넘고 자신을 다스리며 지리산과 하나되어 승리하신 분들!!!
나도 커다란 또다른 꿈을 꾸어 보며
마지막 구간인 성삼재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겨본다
드디어 18시간이라는 기나긴 나자신과의 싸움이 끝이 났다
백두대간이라는 커다란 과제앞에서
첫구간인 지리산!!!!!!! 일기가 매우 불안정 했지만
깔끔하게 마무리 할수 있어 기쁘다
지리산을 맘껏 느끼며 나자신을 다시금 되돌아 볼수 있어 좋다
언제 늘 그자리에 있는 산처럼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늘반기는 산이 있어 행복하다.
모든것을 포용할수 있고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베풀며 살아갈수 있는 내가 되어 보길 소망하며
제1구간을 마무리 해본다.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제2구간을 기대하며 오늘의 산행을 접는다.........
산행일자 : 2011.08.06
산행코스 : 중산리→천왕봉→장터목산장→연하봉→촛대봉→선비샘→벽소령산장→연하천산장→화개재→삼도봉
→임걸령→노고단고개→성삼재휴게소 (33.4km) 18시간 산행